소방, 4개월 전부터 '청라 전기차 화재 대형사고 예견'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불에 탄 차량을 지게차가 들어올리고 있다. 2024.8.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인천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번지면서 주변 차량 수십 대가 불에 탄 사고가 이미 소방 당국에 의해 예견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대영 인천시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인천 서부소방서의 소방 활동 자료조사'에 따르면 인천 서부소방서는 지난 4월 청라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아파트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소방은 보고서에 "지하 주차장이 아파트 동별로 나뉘어 있지 않고 통합돼 있어 차량 화재 발생 시 주변 차량으로 연소 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 "화재 발생 때 상층부로의 연소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 헬스장 등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이 있어 유사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 지하 1층 일반차량 주차구역에 세워져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갑자기 발생한 불이 확대되면서 인근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또 입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아울러 소방은 다수 인명 피해 발생 우려 지역으로 '지하 주차장'을 꼽았다. 소방은 "전기 충전시설 106대 증설로 인해 과열·과전압 등으로 화재 발생 시에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유사시 상황 대비를 위해 소방 안전관리자 등의 관계자의 정기적 회의 등 교육을 진행해 입주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방이 조사를 실시한 당시 해당 아파트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대하고 있었다. 현재는 116대의 전기차가 동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됐다. 해당 화재가 일어났을 때 벤츠 전기차는 충전 중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자료는 소방기본법에 따라 소방본부장이나 소방서장이 화재 경계·진압 및 인명구조·구급 등을 위해 진행하는 소방 활동 자료조사다.

이와 관련 김대영 시의원은 "이번 화재는 이미 수개월 전 소방의 조사로 예견됐던 바로, 안전불감증이 키운 사고로 보인다"며 "앞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차량 화재 등 예견된 문제에 대해서 세심히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제도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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