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열정으로 더 빛나는 캐나다 북극광 마을의 작은 갤러리[통신One]
지역 주민들의 열정과 기부로 갤러리 운영비 절반을 채워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인구 2만 명 남짓한 아북극 지역의 작은 도시 옐로나이프는 북극광을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장소 중 하나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곳에는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상점이나 레스토랑이 부족하다. 몇 년 전만 해도 KFC 한 곳에서 닭고기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장면이 마치 찰스 왕세자를 보려는 줄과 맞먹는 일종의 이벤트였다. 하지만, 이 조용한 도시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바로 미술관이 문을 연 것이다.
2년 전, 옐로나이프 방문객 센터 안에 문을 연 작은 미술관은 이제 지역 예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이 미술관은 규모가 작고 이름조차 없는 상태로 시작했지만,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갤러리의 첫 큐레이터이자 예술가로 활동하는 관계자는 "이곳에서 일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미술관이 지역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미술관의 위치는 독특하다. 갤러리 바로 맞은편에는 악명 높은 다이브 바인 'Gold Range'가 자리하고 있다. 1995년 《글로브 앤 메일》에 글을 쓴 저널리스트 Anthony Jenkins는 이 바를 "북극곰의 심장과 같이 크고 뜨겁고 쿵쾅거리며, 피투성이가 아니더라도 강렬한 곳"이라고 묘사했다. 반면에 갤러리는 이와는 달리 조용하고, 작은 공간이지만 독특한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장소다.
옐로나이프의 새로운 미술관은 북부의 생활과 자연환경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탐구하고 반영하고자 하는 사명을 두고 있다. 예술가들은 수천 에이커의 자연, 네온 불빛이 가득한 겨울 하늘, 자정 태양 아래의 여름을 배경으로 작품을 창작한다.
이 미술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주민 참여 중심의 운영 방식이다. 미술관은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시 기획과 운영을 이끌어가며, 지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 미술관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아마추어 예술가들부터 전문 예술가들까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과 강연, 예술 체험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예술이 단지 관람의 대상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술관 운영비는 대부분 지역 커뮤니티와 자원봉사자들의 기부 및 후원으로 충당된다. 이에 더해, 작은 규모의 입장료와 판매 수익금도 미술관의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술관은 지역의 소규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예술 프로젝트를 지원받고, 지역 예술가들이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미술관의 일상은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계된 만큼, 때로는 예상치 못한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한 번은 갤러리 내 작은 공예품 상점에 지역 할머니가 직접 만든 털장갑을 납품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녀는 장갑 한 켤레에 약간의 빵을 바꾸자는 제안을 했고, 갤러리 직원들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 후로 갤러리 안에서는 털장갑을 판매할 때마다 "이 장갑에는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담겨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한,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자주 겪는 일 중 하나는 전시 준비 중에 들러붙는 지역 고양이들을 쫓아내는 일이다. 이 고양이들은 전시된 작품 사이를 누비며 장난을 치고는 하지만, 때로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작품 옆에 놓인 채 전시되기도 한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쌓여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유쾌한 기억을 남긴다.
이처럼 옐로나이프의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계된 예술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 작은 갤러리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지역 예술가들에게 독특한 예술적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며, 주민들에게도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대형 예술 기관의 전문성과 엄격함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옐로나이프에서는 더 즐겁고 자유로운 예술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 작은 도시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물결은 북극광처럼 독특하고 빛나는 존재감을 자랑하며, 앞으로도 옐로나이프의 예술적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zziobe1052@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