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은 소음·매연 심각"… 신축아파트, 저층세대 편견 깬다

'특화 설계'로 보너스 면적 부여
고령화시대에 저층 선호도 한몫

<연합뉴스>

아파트 저층 세대에 대한 인식이 최근 들어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저층 세대는 일조량이 부족하고 사생활 보호가 취약한 점, 소음과 매연문제 등을 이유로 그간 인기가 없었지만, 신축아파트의 경우는 다르다.

신축아파트는 지상주차장을 없애는 추세다. 주차장이 지하로 내려가게 되면서 소음 및 매연문제가 감소한 탓에 저층 세대에 대한 주택 수요가 다소 늘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8만4393건으로, 이 중 저층(1~5층)이 31%(5만6979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3명 이상이 저층 아파트를 거래한 셈이다. 1층의 경우 이웃 간의 층간소음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더샵그린애비뉴7단지' 전용 84㎡ 5층은 올해 3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5월에는 2500만원 오른 7억7500만원에 손바뀜 됐다.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광교센트럴뷰' 전용 74㎡ 2층의 경우 올해 5월 10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는 4개월 전 거래가(9억1000만원)보다 무려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저층 세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 건설사들의 '편견 깨기' 경쟁도 최근 들어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은 저층 세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특화 설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저층 세대는 그렇지 않은 세대보다 분양 계약률이 낮은 편이다. '완판'(완전 판매)을 목표로 하는 건설사들은 저층 세대 물량을 빠르게 소진하는 게 핵심 과제다.

각 건설사들은 저층 세대의 물량 소진을 위해 필로티 구조(1층이 비어 있는 구조), 테라스 등 보너스 면적을 부여하는 등 '특화 설계'를 적용하는 추세다. 여기에 차별화된 '조경설계 경쟁'에도 불이 붙으면서 조경 조망이 가능한 저층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부분도 저층 세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데 일조했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가치보다 실거주를 중요시하는 고령층은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저층 세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지상 공원화, 조경설계 등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과거 아파트 저층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최근 들어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저층 세대의 경우 분양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많은 주택 수요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