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강운태 전 광주시장 교수 임용 특혜 의혹… 경찰 수사로 이어지나

김진영 2024. 8. 21. 18: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이 지난 2022년 당시 강운태 전 광주광역시장을 교수로 임용하기 위해 각종 특혜를 준 정황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과기부 감사결과, 지난 2022년 5월 당시 김기선 GIST 총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강 전 시장을 석좌교수로 임용키로 결정하고 이를 교무처장에게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연령(만 70세) 제한 탓에 여의치 않자 대신 명예 석좌교수로 발탁키로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기부 감사서 정황 드러나
명예 석좌교수 임용 과정서
규정 무시한 채 재심의 강행
사택 특혜…급여 편법 지급
"솜방망이 징계…경찰 고발"
광주과학기술원 전경.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이 지난 2022년 당시 강운태 전 광주광역시장을 교수로 임용하기 위해 각종 특혜를 준 정황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GIST 소속 A교수가 이를 바탕으로 전·현직 간부 8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 임용 비리 의혹이 경찰 수사로 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1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교수는 지난 13일 "강 전 시장의 명예 석좌교수 임용 과정에 비리를 수사해 달라"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과기부 감사결과, 지난 2022년 5월 당시 김기선 GIST 총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강 전 시장을 석좌교수로 임용키로 결정하고 이를 교무처장에게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연령(만 70세) 제한 탓에 여의치 않자 대신 명예 석좌교수로 발탁키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22년 8월 23일 열린 교원인사위원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부결했다.

그럼에도 김 총장은 강 전 시장으로부터 "9월부터 강의하기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직후 교무처장 등에게 재심의를 지시했다. 교원인사위는 규정상 재심의가 불가능하지만, 관련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그 해 9월 1일 교원인사위가 다시 열렸고, 청문 절차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재심의는 대면 소집이 어렵다는 이유로 서면으로 갈음했으며, 회의 소집이나 사전 고지 등 절차도 모두 생략했다. 또 강 전 시장이 소속될 차세대 에너지 연구소 부서장 B씨는 교원인사위원회 위원들에게 청문 당일 전화나 메일 등을 통해 긍정적 의견을 요청하는 등 압력을 행사했다. 결국 같은해 9월 7일 강 전 시장은 GIST 명예석좌교수로 임용됐다.

특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김 총장은 강 전 시장에게 일반 석좌교수 수준에 해당하는 급여인 6,000만 원~7,000만 원을 지급키로 약속했다. 그러나 정상적 방법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여의치 않자, 규정상 '총장이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경우' 초청 강사료 지급액의 상한이 없는 점을 악용, 외부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던 에너지 벨리 기술원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의 편법을 통해 월 5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또한 GIST는 강 전 시장의 활동 편의를 위해 규정상 명예 석좌교수가 입주할 수 없는 대학 주거시설인 국제관을 제공했으며, 입주자가 납부해야 할 사택 관리비 315만 원도 대납했다. 이밖에도 GIST는 지난해 1월쯤 탄소중립 아카데미 원장을 사전 내정하고 채용 지원 자격을 과도하게 제한, 짜맞추기식 채용을 진행키도 했다.

GIST는 과기부의 징계 요구에 따라 전·현직 보직 교수 2명에 대해 각각 정직 1개월과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고, 현직 부총장 2명은 견책 처분을 의결했다. 하지만, 현직 부총장들은 앞서 훈장을 받았다는 이유로 공적을 취소하는 대신 징계를 감경하는 방식으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A교수는 "GIST가 법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며 "공익제보자에 대해 교꾸라지(교수와 미꾸라지 합성어) 등 비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자들의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쳤다"며 징계 처분을 받은 4명 등 총 8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GIST 관계자는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이미 내려진 상황이고 과기부 역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으로 이첩하지 않은 것"이라며 "징계 감경은 GIST 내규에 의거, 정당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