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여사 명품백’ 무혐의라는데 국민 눈높이 맞나

2024. 8. 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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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국민은 검찰 수사가 '김 여사 무혐의 만들기'로 귀착될 수 있다고 의심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국민은 선물 받은 행위를 걱정하는데 윤 대통령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라며 김 여사를 감쌌다.

결국 김 여사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게 만든 책임은 대통령실과 검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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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청탁금지법 위반 아니다’ 결론
“살아있는 권력에 면죄부 주나” 비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김 여사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가방은 개인적 친분에 따라 주고 받은 선물이어서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의 직무 연관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명품백 받는 장면은 지난해 11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영부인이 선물 받은 이유와 함께 대가성을 밝혀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빗발쳤다. 최 목사는 스스로 통일TV 재송출과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사후 국립묘지 안장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4개월 가까이 수사한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줬다. 명품백은 ‘최 목사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법리 논쟁을 떠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검찰 수사가 불신받는 이유는 내용만큼 중요한 ‘과정’이 오염된 탓이다. 검찰은 명품백 고발장을 접수하고도 7개월이나 시간을 끌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5월 명품백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하자 대통령실은 곧장 경고장을 날렸다.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한 김 여사 수사 지휘라인을 물갈이해 이 총장 리더십을 흔든 것이다. 검찰은 청사 대신 대통령 경호처에서 김 여사를 조사해 ‘황제 소환’ 비판을 자초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찰총장을 패싱하고 사후 보고해 불신을 더 키웠다. 이 총장조차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법 앞에 예외가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검찰총장 스스로 특혜와 성역을 인정한 셈이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국민은 검찰 수사가 ‘김 여사 무혐의 만들기’로 귀착될 수 있다고 의심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최근엔 명품백 사건을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이 종결되자 주변에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해 괴롭다’고 토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작 사건 당사자인 김 여사는 지금까지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올해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문자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만 키웠다. 국민은 선물 받은 행위를 걱정하는데 윤 대통령은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라며 김 여사를 감쌌다.

결국 김 여사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게 만든 책임은 대통령실과 검찰에 있다. 절차가 부실하니 의혹만 커진다. 국민적 비판 여론이 커지면 야당의 특검 도입 요구가 더 힘 받을 수 있다. 혹시라도 훗날 부실 수사 흔적이 드러나면 ‘살아있는 권력에 아부하는 검찰’이란 오명을 뒤집어 쓸 것이다. 검찰은 22일께 검찰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한 뒤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한다. 검찰은 법리를 충실히 따졌다고 할지 모르나 국민이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진실은 대강 덮는다고 가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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