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can’ 외쳤던 오바마 “Yes, she can”… 2만여명 열광 [2024 미국 대선]

홍주형 2024. 8. 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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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당대회 둘째 날
해리스와의 20년 인연 주목받아
“카멀라, 노동조건 대변할 대통령”
부인 미셸과 포옹하자 청중 환호
남편 엠호프 연단서 “그녀는 전사”
해리스 “사랑해 더기” SNS에 글
22일 수락연설서 인생 여정 소개

“네, 그녀(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는 할 수 있습니다.(Yes, she can)”

무대 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음성은 낮고 또렷했다. 2만여명이 운집한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는 그의 발언에 뒤집어졌다. 환호와 박수소리 속에 이곳저곳에서 감동을 못 이겨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미국인들은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를 외치던 때로 돌아가 있었다.

정치적 파워 입증한 오바마 부부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둘째 날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 부인 미셸 오바마를 소개하고 있다. 시카고=AFP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0일(현지시간) 밤, 2004년 샌프란시스코 주검사이던 해리스 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미국은 이제 새 장으로 넘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을 위해 준비돼 있다”고 소리쳤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허세와 혼돈을 4년 더 경험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그 영화를 이미 보았고, 보통 후속작은 더 나쁘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백만 미국인들을 실질적으로 신경쓰고, 그들의 매일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대변할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카멀라는 그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부통령으로 일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그를 우리의 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그를 나의 친구로 부르는 것은 더욱 자랑스럽다”며 “역사는 그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연단에 섰다. 아마존 여전사를 연상시키는 땋은 머리와 복장으로 등장한 그는 “미국에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며 “포기하기 전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Do something)”는 말을 연호했고, 청중들은 그의 말을 반복해 따라했다. 오바마 여사는 “카멀라는 나의 조국을 위해 정확히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며 “보이지 않는 헌신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것을 (양당 대통령 후보 중) 카멀라만이 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 2일 차 연단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시카고=AP뉴시스
그는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남편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직접 소개했고, 부부는 포옹을 나눴다. 청중들은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열광해 오바마 부부가 미국 정치권에서 가진 힘을 실감케 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 변호사가 연단에 섰다. 그는 “카멀라는 늘 즐거운 전사(joyful warrior)였다”며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항상 해왔던 일들을 이제는 그녀의 나라를 위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전화번호를 처음 받은 뒤 횡설수설하는 음성 메시지를 남긴 일, 해리스 부통령이 고된 국정을 마친 뒤 집에 와서도 자신의 딸이자 해리스 부통령의 의붓딸인 엘라와 통화하던 일 등을 언급하며 해리스 부통령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했다. 상대적으로 대중 연설이 적었던 엠호프 변호사는 시종 농담과 제스처로 좌중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연설 실력을 보여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무대에 올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잡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엠호프 변호사는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이 예정된 전당대회 마지막날(22일)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인 것도 소개했다. 이날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유세한 해리스 부통령은 유세를 마친 뒤 전용기에 탑승해 남편의 연설을 시청했으며 연설을 끝까지 보기 위해 시카고에 도착한 이후에도 착륙하지 않고 10분간 상공을 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전용기 안에서 연설을 시청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사랑해, 더기(Dougie·더그의 애칭)”라고 적어 애정을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수락 연설에서 청년 시절 맥도널드에서 ‘알바’를 했던 이야기 등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밝힐 계획이다.

이외에도 미국 대표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등장해 “60%의 미국인이 일당에 목을 매고 있을 때 상위 1%는 전에 없는 부를 누리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정을 막을 정치인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현재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 제이슨 카터는 연단에 올라 할아버지를 대신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시카고=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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