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태나주도 11월 낙태권 주민 투표…해리스에 유리? 변수 촉각

김경희 기자 2024. 8.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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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낙태권이 승패를 가를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대 경합 주로 꼽히는 애리조나, 네바다에 이어 몬태나, 미주리, 콜로라도, 플로리다, 메릴랜드, 사우스다코타 등 10여 개 주에서 대선 당일 낙태권을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습니다.

AP 통신은 현지시간 20일 몬태나주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주 헌법에 낙태권을 포함할 지 여부를 투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민투표가 통과되면 태아가 자궁 밖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시점, 즉 통상 임신 24주까지는 낙태가 허용되게 됩니다.

몬태나주는 또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임신 24주 이후에도 낙태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까지 포함했습니다.

낙태권 문제는 지난 2022년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국가적 차원에서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면서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이 각 주로 넘어가면서 낙태권 옹호 여론과 금지 여론이 충돌했고 여론도 두 쪽으로 갈라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10여 개 주가 대선 당일 낙태권 투표도 함께 치르기로 한 만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AP 통신은 민주당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낙태권을 핵심 메시지로 삼아온 점에 주목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100번 가까이 생식권 행사에 참석하며 이 문제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해리스는 이날 밀워키 포럼에서도 임신중지 이슈를 앞세워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낙태권 판결을 폐기한 보수 우위 대법원의 배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목하면서 "여성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도 낙태권 투표가 이뤄진다는 점이 민주당으로선 호재입니다.

애리조나, 네바다 등 이른바 선벨트 지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으로 평가됐지만, 해리스 후보가 등장한 이후 판세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포인트 안팎으로 근소하게 앞섰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민투표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만큼 박빙의 판세에서 진보 성향의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올수록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2022년 11월 중간선거 때도 임신중지 이슈의 덕을 본 것으로 평가됩니다.

민주당은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선거에 적절히 활용했고, 중간선거에서 당초 예상보다 선전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신중지 문제에 대해서는 전국적인 공약을 하는 대신 각 주의 결정에 맡기자는 입장으로 논란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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