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넘은 렉라자, 10조 세계시장 열었다
표적항암제와 병용요법 치료 기대
외신 "AZ '타그리소'와 진검승부"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들을 넘었다. 지난 2월 FDA가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주요 외신들은 FDA 승인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의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FDA는 20일(현지시간)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폐암은 처음 진단시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고 재발과 전이가 빈번해 사망률이 높은 암질환이다.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이 중 환자 대부분(80~85%)이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 중 30∼40%에서 EGFR 변이가 관찰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암 세포의 성장속도가 비교적 느려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될수있다. 다만 실제 수술이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4명중 1명뿐이다.
또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뇌, 뼈, 간 등으로의 원격 전이 상태에서 암을 진단받은 환자 비율이 40%가 넘고, 수술 후 재발률도 20~50% 달한다.
유한양행은 이번 FDA 승인에 기존 치료제 대비 해당 병용 요법의 우수한 효능이 입증된 '마리포사' 임상 3상 연구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EGFR 변이 폐암 분야에서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질병 진행,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또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타그리소가 16.6개월로 나타난 반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은 23.7개월로 더 길었다.
사라진 암세포가 재발하지 않고 유지되는 기간인 반응 지속 시간(DOR) 측면에서도 해당 병용 요법은 25.8개월로 나타나, 타그리소(16.8개월) 대비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크리소(오시머티닙) 단독 요법보다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키고 중간 지속 기간이 9개월 더 길다는 임상 3상 시험 결과에 근거한다"며 "비소세포폐암에서 최고의 치료법을 찾으며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고 20일 성명을 냈다.
이날 로이터통신, 피어스파마 등 해외 언론들도 이번 승인으로 폐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의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2023년 기준 타그리소의 전세계 매출은 58억달러(약 7조7360억원)다. 존슨앤존슨은 이번 허가로 향후 최대 50억달러(약 6조668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폐암협회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은 가장 흔한 유형의 폐암으로, 미국에서는 10~15%에서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한다"며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종양 세포의 확산을 늦추거나 멈추기 위해 유전자의 성장을 방해하고, 종양 세포의 빠른 번식을 억제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차 치료제로, 화학 요법이 뒤따른다"며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서 '타그리소'와 승부를 벌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폐암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46조원 규모다. 이중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치료제는 약가산정과 보험급여 산정 등을 거쳐 약 2~3개월 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시될 경우 유한양행은 J&J로부터 6000만 달러(약 800억원)의 기술료를 받는다. 렉라자는 지난해 6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된 이후 6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올해 1분기 처방 200여억원을 달성했다. 유한양행은 연내 1000억 원의 처방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연구개발(R&D)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FDA 승인이)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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