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 "여야, 3자추천특검 합의점 찾아야"

의장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
"25일 회담서 국면 해소 기대
새 리더십, 국민 답답함 풀고
채상병특검부터 협치물꼬를"
尹대통령에겐 영수회담 권유
광복절 행사 불참 논란에는
"헌법수호 책임감에 한 결정"

우원식 국회의장이 21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공전만 거듭하던 22대 국회가 가까스로 민생법안 합의에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여야 모두 강대강 대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나 정치적 쟁점을 놓고는 양보할 기미가 없다.

21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취임한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5일 회담을 앞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채상병 특검법부터 여야가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은 한 대표가 이야기한 것이고, 야당은 동의할 수 있으니 여당에 공식 제안하라고 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견해들이 굉장히 접근해 있는 것"이라며 "두 대표가 충분히 협의해 방안을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이 한 대표에게 여당안을 공식적으로 내놓을 것을 압박하면서 이 대표에게도 합의점을 찾을 것을 주문한 셈이다. 국회의장이 별도 중재안을 낼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우 의장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는 (여야 대표회담) 결과를 보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의 제안에 양당 대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회담의 의제에는 제한이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제3자 추천 특검, 민주당은 여전히 이것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관철해보겠지만 정치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관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서로 대화하고 가능한 타협안이 있는지 모색해보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여야 대치를 풀 실마리를 25일 대표회담에서 찾을 수 있길 고대했다. 그는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반응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고, 민주당에는 '태도가 리더십'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25일 양당 지도부 회담에서 국민이 보시기에 답답한 국면을 뚫기 위해 길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회 개원식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22대 국회는 아직 개원식도 못 열고 있는 지경이다. 우 의장은 "오는 9월 2일에 개원식을 하자는 정도로 논의했는데 이것도 합의는 안됐다"며 "(윤 대통령이) 불편하시더라도 개원식에 참여해 22대 국회 출발을 함께하면 좋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에 다시 나설 것도 권유했다. 그는 "지난번에 한 번 했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저는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수회담을 꼭 하시고, 의장을 만나는 것도 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도 개헌 필요성을 다시 내세웠다. 그는 "1987년 개헌 이후 38년간 개헌을 못했다는 이야기는 세상이 이렇게 크게 변했는데 국회 정치권이 변화의 길을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앞서 2026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을 제안하며 윤 대통령에게 함께 논의하자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우 의장은 정부가 주최한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는 책임과 국회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충돌해 굉장히 고민했다"며 "헌법을 수호하고 우리 역사에서 한 발 내딛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 (불참으로) 결론을 냈다"고 해명했다.

한편 우 의장은 국회 중점 사업으로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국회기록원 설립 등을 발표했다.

[서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