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심각한데‥넌 왜 귀여워" 기저귀만 찬 아기가 경찰에?

지난달 21일 밤 10시가 넘은 시각.

대전시 서구의 한 주택 앞에서 '울고 있는 미아가 있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하자 집 앞에는 신고자와 함께 기저귀만 찬 채 슬리퍼를 신은 세 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아이가 발견된 건물의 모든 세대에 방문해 보지만, 모두 불이 꺼진 채 아무도 없는 상황.

일단 경찰은 아이를 지구대로 데려갔습니다.

경찰관들은 알몸인 아이에게 "엄마를 꼭 찾아주겠다"며 수건과 근무복을 덮어주며 달래고, 지문도 조회해 봅니다.

그러나 지문은 등록돼 있지 않았고, 아이가 워낙 어려 이름이나 주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다 보니 보호자를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 와중에도 아이는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고 웃음을 짓는 등 애교를 부리기도 합니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경찰관들은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아이를 1시간가량 보호하면서 보호자를 찾을 방법을 고민하던 경찰은 다시 아이를 발견한 현장으로 돌아가 봤습니다.

아이가 서 있던 건물 주변을 살펴보다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택배 상자에 적힌 전화번호를 발견한 경찰.

결국 아이의 부모와 연락에 성공했고, 실종 2시간 만에 무사히 아이를 인계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아이가 자는 사이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아이 혼자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아동의 지문이나 사진, 인적 사항 등을 경찰에 미리 등록해 놓으면 혹시 모를 상황에서 신속히 보호자를 찾을 수 있다"며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하거나 '안전 DREAM' 앱을 설치하면 직접 등록도 가능하다"고 당부했습니다.

(화면 제공 : 대전경찰청)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29108_3643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