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끈한 김진태, 친일 인정한 것인가” 광복회 작심 비판

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 15일 강원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는 모습. 강원도 제공

김진태 강원지사의 ‘1948년 건국’ 발언으로 강원도 광복절 경축식이 파행을 빚은 가운데 강원도 내에서 김 지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김문덕 광복회 강원도지부장은 21일 오전 강원도 보훈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대독한 기념사는 김 지사가 아니라 친일을 하거나 건국절을 주장하려는 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다. 김 지사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발끈할 이유가 없다. 김 지사가 격앙되어 나선 것은 본인이 친일을 한 사람이거나 건국절을 주장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자연인 김진태의 사고와 역사관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도민이 뽑아준 강원의 대표로서, 도지사로서 사고하고 행동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강원연석회의와 윤석열정권퇴진 강원운동본부가 21일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진태 강원지사의 발언을 ‘광복절 망언’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같은 시간 강원도청 앞에서는 강원지역 노동단체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의 발언을 ‘김진태 광복절 망언’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강원연석회의와 윤석열정권퇴진 강원운동본부는 “코로나 재확산과 물가 폭등, 경제위기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강원도민들의 삶을 보살펴야 할 강원지사가 친일 매국 발언으로 건국절 논쟁을 다시 일으킨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문덕 광복회 강원도지부장이 21일 오전 강원도 보훈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진태 강원지사의 ‘1948년 건국’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수혁 기자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1948년 건국은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반헌법적이고, 일제강점기를 합법화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1919년 건국 주장은 일제강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자기모순을 저지르고 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는 자학적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나는 건국일이 1948년 8월15일이라고 말했을 뿐 건국절에 대해선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광복절로 그날을 기념하고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광복회가 희망하는 대로 세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래서 1919년 건국설이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