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시장, 철거 시작도 안 했는데 붕괴 사망사고…안전시설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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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아침 8시30분께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옛 성호시장.
상인들은 "사고가 있기 전부터 중원구와 사업시행자 쪽에 철거 전 사전 준비 작업이 부실해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민원을 수차례 넣고, 개선을 건의했다"며 "현장 가림막이나 접근 차단을 위한 안전펜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철거를 급히 강행하다 보니 철거 전 안전보강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서둘러 작업하면서 난 사고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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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아침 8시30분께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옛 성호시장. 길게 늘어선 가설 울타리 사이로 겨우 들어선 시장은 그야말로 폐허였다. 천장을 지탱하는 철제는 시뻘겋게 녹이 슬었고, 끊긴 전깃줄이 어깨높이까지 늘어져 있었다.
지붕 구조물이 무너져 얼기설기 엮인 시장통 골목길을 지나자 한달 전 매몰 사고로 작업자 1명이 숨진 현장이 나타났다. 사고 이후 철거 공사는 중단됐고, 뜯기다 만 구조물들이 비스듬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숨진 노동자는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달 16일 재건축사업으로 철거할 예정이던 성호시장 건물동 안에서 내부 쓰레기 정리작업을 하던 중 무너진 벽 아래 매몰돼 사망했다. 사고가 나기 며칠 전까지도 재개발 사업시행자 쪽과 임시시장 이주 협상을 벌이며 남아 있던 점포 6~7곳이 영업 활동을 계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의 강제집행 판결에 따라 미이주 상점에 대한 강제퇴거 조처가 이뤄진 지 불과 나흘 만에 난 사고였다.
중원구는 미이주 상점과 이용객의 안전을 우려해 지난해 4월 철거공사 중지명령을 내렸다가 올해 4월 공사 재개를 승인했다. 사업시행자 쪽이 비어 있는 상가를 1차로 철거하고, 미이주 상인 상점을 2차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철거하겠다는 안전관리보강 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매몰사고가 난 곳은 다행히 비어 있던 1차 철거 구역이었다. 미이주 상인들은 시민들이 통행하는 공간인데도, 안전보강시설이 부실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인들은 “사고가 있기 전부터 중원구와 사업시행자 쪽에 철거 전 사전 준비 작업이 부실해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민원을 수차례 넣고, 개선을 건의했다”며 “현장 가림막이나 접근 차단을 위한 안전펜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철거를 급히 강행하다 보니 철거 전 안전보강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서둘러 작업하면서 난 사고 아니냐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민원이 제기된 내용을 포함해 철거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성남고용노동지청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이 사건을 조사 중이며, 철거계획서 및 안전관리보강계획서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도 파악 중이다.
이 사고를 수사 중인 성남중원경찰서는 철거용역업체 대표와 현장소장 등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사고 당시 현장 안전 감독 등을 총괄해야 할 현장소장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고, 필요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현장 감식 결과를 통보하면, 관련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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