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행복의 나라' 통해 박흥주 대령 알려지길"

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2024. 8. 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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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에 '행복의 나라' 관람 후기 남겨
영화 속 박태주 모티프가 된 박흥주 대령의 일화와 최후 진술 등 소개
"꼭 맡고 싶은 재심이 박흥주 대령의 재심과 사형수 오휘웅의 재심"
영화 '행복의 나라' 스틸컷. NEW 제공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등 재심 사건 전문으로 잘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가 10·26 사건을 다룬 영화 '행복의 나라' 관람 후기를 통해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박 변호사는 오늘(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행복의 나라–박흥주 대령'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관람한 후기를 올렸다. 신영복 선생이 20년 감옥살이를 통해 터득한 "모든 사람을 주인공의 자리에 앉히는 것입니다"라는 인간학으로 글을 열었다.

그는 "신 선생님은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한 대상을 클로즈업함으로써 새로운 인식의 대상으로 변화시키고 우리의 무심함을 깨우치는 것이 예술이라고 하셨다"라며 "'행복의 나라'는 10·26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김재규 부장이 아닌 그의 지시를 따른 '박흥주 대령'을 주인공의 자리에 앉혔다"라며 영화를 소개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따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행복의 나라'는 10·26 사건을 다룬 여타의 콘텐츠가 그러하듯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아닌 박흥주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을 중심에 놓았다.

MBC 화면 캡처


박흥주 대령은 육사 18기 출신으로, 김재규 부장이 제6사단장이었을 때 전속 부관이었다. 이후 김 부장이 보안사령관으로 있을 당시 506보안부대 수경사반장, 영등포팀장, 제12사단 65포병대대장을 거쳤다. 육군대령으로 진급한 후 1978년 4월부터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박 대령은 '미래의 참모총장감'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군인이었으며,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이라는 요직에 있으면서도 산동네의 열두 평짜리 집에 사는 등 자신의 위치를 이용하지 않았다.

박 변호사는 "김(재규) 부장은 지시를 내리고 박 대령을 향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라고 말하며 만찬장으로 향했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박 대령의 운명적인 판단의 중심에는 이 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박 대령의 최후 진술(*기사 '행복의 나라' 실존 인물 박흥주는 최후 진술에서 무엇을 말했나)을 소개했다. 박 대령은 최후 진술 말미에 "물론 사건이 다 끝난 오늘에 와서는 생각되는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가장 적절하고 가장 정확한 판단에 의해서 행동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본인은 궁정동의 비극이 발전하는 민주대한의 활력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유족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변호사는 박 대령의 두 딸이 산동네 집에서 '우리 아빠 살려주세요'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선처를 호소하는 사진을 언급하며 "박 대령은 앞으로 꿋꿋이 살아갈 식구를 위해 할 말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고 아내에게 '의연함과 떳떳함'을 이야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 스틸컷. NEW 제공


박 변호사는 박 대령은 당시 현역 군인이어서 군법회의의 단심 판단으로 사형이 확정됐고, 김 부장 등 공범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형이 집행됐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단심제의 위헌성 문제'를 재심의 법리로 구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박흥주 대령'을 '중심'으로 하는 재심을 구상했고 유족에게 연락했었다"라며 "재심 전문 문상현 기자와 함께 박 대령의 묘소를 찾기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가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이야기하며 대부분의 도움 요청을 거절하고 있지만, 꼭 맡고 싶은 재심이 박흥주 대령의 재심과 사형수 오휘웅(*참고: 언론인 조갑제의 저서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로 익히 알려진 사건으로, 1974년 내연녀와 함께 내연녀의 남편과 두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오휘웅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1979년 9월 사형이 집행됐다)의 재심"이라며 재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행복의 나라'가 계기가 되어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박흥주 대령의 삶'이 많은 분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라며 "이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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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zoo71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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