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학개미 힘, 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

미국 기술주 투자 증가 영향
2분기 기준 잔액 8585억달러
전분기보다 275억달러 증가
"3분기 흐름은 아직 예측 불가"

'서학개미'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2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화 약세 흐름에 힘입어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직접 투자 및 해외 주식 투자가 활발한 것이 영향을 준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은 8585억달러로 전분기말(8310억달러) 대비 275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2분기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이자 한은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2분기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2조3952억달러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 말 대비 227억달러 증가했다. 미국 주가 상승과 우리 국민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 등 영향에 증권투자가 279억달러 뛴 영향이 컸다. 거래 요인과 비거래 요인은 각각 172억달러, 106억달러 확대됐다. 거래 요인은 매매·차입 등 실제 경제적 거래를 통해 자산·부채가 변동한 경우를 의미한다. 비거래 요인은 환율, 주가 변동 등에 따른 자산·부채의 평가손익을 뜻한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 팀장은 "2분기는 미국 주식투자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방향성을 주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며 "미국 나스닥이 전고점 행진을 이어간데다 국내의 미국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1조5367억달러)는 비거주자의 국내직접투자(-53억달러)가 줄면서 전분기말보다 48억달러 감소했다. 전분기에는 대외금융부채가 증가했지만 이번에 외국인 직접투자와 부채성 증권 투자가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2분기 말 우리나라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5억달러로 전분기말(3846억달러) 대비 31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1조397억달러)은 전분기말 대비 123억달러 감소했고 대외채무(6583억달러)는 전분기말 대비 92억달러 줄었다.

박 팀장은 "단기 대외채권은 예금취급기관 대출금과 중앙은행 준비자산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장기 대외채권은 수출, 해외 직접투자 증가로 직접투자 관계 기업 간 자금 거래가 확대된 데 힘입어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순대외금융자산 흐름의 3분기는 현재로선 예측불가인 상태다. 7월 중순부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3분기 순대외금융자산 흐름은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다. 주가가 7월 중순쯤에 고점을 찍고 이후 내림세를 보이다 이번달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이달은 조정장세라 볼 수 있지만 9월 말까지 조정 장세가 지속될지 주가 흐름을 알 수 없기에 조금 더 움직임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