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처벌보단 안전한 임신중지 정책방향 생각해야"

홍준석 2024. 8. 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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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6주 태아를 낙태(임신중단)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사건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처벌보다는 건강한 임신중지를 위한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의 나영 대표는 21일 서울대 법학연구소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재생산권리 출간기념 라운드테이블'에서 논란의 유튜브 영상을 두고 "조작된 영상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문득 왜 아무도 이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하고 건강을 회복해 다행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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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재생산권리 시리즈' 출간기념회
21일 서울대 법학연구소 공익인권법센터 주최로 열린 '재생산권리 시리즈 출간기념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촬영 홍준석]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최근 36주 태아를 낙태(임신중단)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사건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처벌보다는 건강한 임신중지를 위한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의 나영 대표는 21일 서울대 법학연구소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재생산권리 출간기념 라운드테이블'에서 논란의 유튜브 영상을 두고 "조작된 영상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문득 왜 아무도 이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하고 건강을 회복해 다행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처럼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 임신중지를 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며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더라도 이런 경우까지 고려한 의료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행사는 공익인권법센터가 기획한 '재생산권리'라는 책 2권과 3권의 출간을 기념해 책의 저자들이 성·재생권과 관련한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집필자 중 한명인 나영 대표는 "우리는 오직 처벌과 금지를 생각할 뿐이지만 그것만으로 발생하지 않게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후기 임신중지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임신 초기부터 (임신중지에 대한) 상담과 정보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주수와 무관하게 임신중지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던 만큼, 국회가 보완 입법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현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비동의낙태죄를 제외하면 법적으로 비범죄화한 상태가 맞는다"며 "지금 상태는 입법 공백이 아닌 정치 공백이다. 직무 유기 형태를 띤 정부의 적극적인 권리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저자들은 임신중지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임신중지 의사 자격을 강화하는 등 성·재생산권 보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원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건강보험 적용은 시장에 맡겨진 의료체계에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공공보건의료 체계가 있는 국가 중에서 피임부터 임신중지까지 성·재생산권에 공적기금을 적용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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