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세 광복군'에 큰절한 한 총리…"덕분에 큰 나라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내 최고령 광복군인 오성규 애국지사의 생일을 맞아 큰절을 올렸다. 사진은 2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원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101세 생신을 맞이한 오성규 애국지사에게 큰절을 올리는 모습. /사진=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내 최고령 광복군인 오성규 항일애국지사의 101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큰절을 올렸다.

21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한 총리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원에서 머물고 있는 오 지사를 찾아 "지사님의 공을 잘 기억하면서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해주셨고 덕분에 제가 총리로 생신 축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 청년인턴 4명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큰절을 올렸다. 광복군 태극기를 본뜬 케이크도 전달했다.

한 총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큰 유공을 세우셨다"며 "지사님 덕분에 대한민국이 큰 나라, 번영하는 나라가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 지사는 생존한 항일 애국지사 6명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국내 거주 항일 애국지사와 생존 광복군 중에서도 최연장자다.

오 지사는 1923년 8월21일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났다. 그는 신성중학교를 졸업한 후 만주로 떠나 봉천 소재 동광중학에 다니며 비밀조직을 만들어 항일운동을 이어갔다.

오 지사는 일제에 의해 조직이 노출되자 봉천을 탈출했다. 이후 짚신을 신고 20일을 걸어간 오 지사는 안후이성 푸양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주태석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1945년 5월에는 미군과 군사 합작이 결정되자 미국 전략공작국(OSS) 훈련생으로 선발돼 미군 상륙 시 특수공작을 수행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받다가 해방을 맞았다.

오 지사는 해방 후 일시적으로 귀국했으나 좌우 대립으로 국내 정착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는 가족에게 광복군으로 싸운 일을 숨긴 채 살았고 오 지사의 두 아들은 1990년 오 지사가 건국훈장 애촉장을 받은 뒤에야 아버지가 독립지사임을 알게 됐다.

오 지사는 지난 2018년 부인이 별세한 뒤 홀로 지내다가 지난해 여생을 한국에서 보내길 원했고 지난해 8월13일 국내로 돌아왔다. 오 지사는 국립서울현충원 김학규 광복군 제3지대장 묘소에서 거수경례로 환국을 신고한 뒤 양로 유공자 지원 시설인 수원보훈원에 머물고 있다.

이날 한 총리는 수원보훈강당으로 이동해 보훈원에 거주하는 유공자 20여명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한 총리는 "잿더미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이 오늘날의 번영을 이룩한 것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공로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