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논설위원-국정원 직원 ‘성희롱 문자’ 의혹…조사 착수

여성 기자들 사진 주고받으며 문자 대화

한겨레

조선일보의 현직 논설위원이 국가정보원 직원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여성 기자들에 대한 성희롱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조선일보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21일 조선일보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문제의 현직 논설위원 ㄱ씨가)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한다”며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고, 회사 쪽에서 조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징계 등의 절차는 경영기획이나 총무 쪽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인준 조선일보 노조위원장은 “회사에서 진상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되니까 회사에서 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하고, 결과에 따라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와 관련한 한겨레 질의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언론전문 비평지 미디어오늘은 ‘조선일보 논설위원-국정원 직원, 여성 기자 사진 공유하며 성희롱’이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내보냈다.

조선일보 사옥. 연합뉴스

미디어 오늘은 조선일보 논설위원 ㄱ씨가 국정원 대변인실 근무 경험이 있는 ㄴ씨와 문자 메시지로 지인 여성 기자들의 사진을 주고받으며 성적 발언을 이어가고 입에 담기 힘든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또 두 사람과 여러 모임을 함께하며 교류해온 기자들이 성희롱 피해를 당했는데, 이들은 조선일보 논설위원보다 연차가 낮은 여성 기자들로 적어도 3명의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문제의 조선일보 논설위원 ㄱ씨의 반론을 듣고자 전화를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으며, 문자로 ‘국정원 직원과 보도된 내용의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공유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