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고시엔 결승서 울려 퍼질 한국어 교가…한국계 교토국제고, 첫 결승 진출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이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준결승전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니시노미야시|연합뉴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야구부 창단 후 처음으로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에 3-2로 역전승했다. 교토국제고는 0-2로 끌려가던 6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 하세가와 하야테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투수 앞 땅볼로 1점을 보태 역전에 성공했다. 5회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좌완 니시무라 잇키가 승리 투수가 됐다.

교토국제고의 전신은 재일교포들이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인가를 얻은 뒤 교토국제고로 교명을 바꿨다. 학생 모집을 위해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는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까지 진출했다. 2022년엔 본선 1차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엔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현지에선 학교 규모가 작고, 야구부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교토국제고가 결승까지 오른 것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창단 첫 여름 고시엔 결승에 오른 교토 국제고의 소식과 함께 학교에 대한 소개도 상세히 전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간토다이이치고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고, 이 모습은 공영방송 NHK를 통해 생중계됐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