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 이구동성 외친 이재명과 조국…‘교섭단체 완화’엔 진전 없어

박용하 기자 2024. 8.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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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국회 혁신당 대표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취임 뒤 처음으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나 양당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두고 구체적인 협력 신호는 나오지 않았다. 양당이 ‘지구당 부활’ 추진에도 이견을 보여온 만큼 정치개혁 방안 논의에서는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대표 취임 인사차 조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두 당의 관계는 협력적 경쟁 관계이자 경쟁적 협력 관계”라며 “우당으로서 최종적 정권교체를 이뤄내자”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곧 정기국회가 시작할 텐데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데 있어서 찰떡궁합으로 헤쳐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조 대표는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두고는 “민주당 내부 상황도 있고 국민의힘의 반대도 있겠지만 교섭단체 요건 완화 문제를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완화) 문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맞다”며 “이것은 ‘게임의 룰’에 가까워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본과 원칙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야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원칙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에서 관련된 구체적 얘기는 없었다”라며 “이 대표 말대로 당내 의견을 모아 향후 혁신당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혁신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20석에서 10석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의원 12명 전원 명의로 공동발의하고 민주당에 협조를 요청해왔다.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는 국민청원은 최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요건인 5만명을 넘었다.

민주당은 적극 호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전날 사견을 전제로 “(의석 수와 관련해)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는데 겸임 상임위를 포함해 총 14개의 상임위에 적어도 한 명씩 들어갈 수 있어야 교섭단체가 되는 것 아니겠냐”며 “10석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지구당 부활 문제에선 혁신당이 민주당의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지구당 부활 추진 방침이 같다는 점에서 여야 대표회담의 의제로 올리려 하지만, 혁신당은 이 문제가 정치개혁의 우선 순위가 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지구당 부활은) 지구당 위원장의 지나친 권한 집중 문제와 함께 불법 정치자금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본질적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얘기해야 한다”라며 “(이를 빼놓고) 지구당을 통해 원외 인사들도 정치활동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9일 이 대표 당선 기념으로 선인장을 보냈다. 조 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선인장이 사막이라는 매우 열악한 조건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식물 아니겠나”라고 축하 난 대신 선인장을 선물한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혹시 ‘찔리라’고 왜곡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빨리 설명을 해주셔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말씀 안 하셔도 진심을 잘 안다”며 “귀한 꽃을 반드시 피워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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