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하고 싶었던 작품"…행복을 찾아 떠난 고아성의 '한국이 싫어서'(종합)

박지윤 2024. 8.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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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혁·김우겸과 함께 그려낸 다양한 청춘의 색…28일 개봉

고아성 주연의 '한국이 싫어서'가 8월 28일 개봉한다. /㈜디스테이션
[더팩트|박지윤 기자] 글로벌 세대의 문제적 행복론이자 절망 대처법으로 우리 사회의 폐부를 찌르면서도 공감과 위안을 안겼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20대 후반의 지친 여성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배우 고아성이 관객들에게 어떤 위로와 울림을 안길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1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장건재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 분)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그리고 남자 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5년 출간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먼저 장건재 감독은 소설을 읽자마자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출판사에 전화해서 영화 판권을 알아봤다"며 "소설은 계나의 1인칭 화법으로 전개되는데 영화는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 그리고 촬영할 수 있는 여건 등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보니까 대본을 쓰면서 이를 찾아보는 과정을 거쳤다"고 회상했다.

주인공 계나 역을 맡은 고아성은 "직장 생활을 7년 정도 한 20대 후반의 지친 여성상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엔케이컨텐츠
장 감독은 "소설이 계나의 7~8년이라는 시간을 다루고 있다 보니까 영화에서는 그 시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한 제가 상상했던 인물들을 배우들과 함께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도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설을 영화로 만들면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한 그는 "한국 사회는 각자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지옥을 품고 사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관객들에게 계나는 질문을 품고 있는 인물이 돼야 했고 이를 이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엔딩이 모호하거나 열린 결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저에게는 질문의 연장이 되는 엔딩이 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고아성은 주인공 계나 역을 맡아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도전과 성장을 거듭하는 20대의 초상을 그려내며 극을 이끈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그동안 제가 선택했던 영화처럼 꼭 제가 해야 할 것만 같았고 꼭 하고 싶었다.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사회 초년생이 갖는 열정보다 직장 생활을 7년 정도 한 20대 후반의 지친 여성상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고아성은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계나를 표현하기 위해 태닝까지 했다고. 그는 "계나의 수년간 변화를 담기 위해 교포 메이크업을 했다. 또 뉴질랜드에서 지내면 기본적으로 피부부터 달라질 것 같아서 태닝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아성은 극 중 등장하는 동화책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작품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 동화책이 나온다. 펭귄이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서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는데 여기에는 스스로 고난을 거쳐왔기 때문에 다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계나도 타지 생활이 녹록지 않았지만 이를 다 겪었기에 앞으로 잘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종혁(위쪽)은 재인 역을, 김우겸은 지명 역을 맡아 고아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엔케이컨텐츠
여기에 주종혁은 계나의 유학원 동기 재인으로, 김우겸은 계나의 남자 친구 지명으로 분해 청춘의 다양한 색깔을 그려내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실제로 약 6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주종혁은 "그래서 이 작품을 더 하고 싶었다. 유학생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우겸은 "고아성은 선배고 스타니까 되게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털털하고 쿨했다. 또 연기할 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저마다의 행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이를 찍은 배우들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이에 김우겸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작품을 봤을 때는 계나의 행복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지명이 원하는 행복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주종혁은 "영화를 보면서 저의 과거를 자꾸 돌이켜보게 됐다. 부모님의 의지로 유학을 갔던 만큼 당시에는 외로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이 저에게 많은 자양분이 된 것 같다.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고, 고아성은 "좋은 감독님,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찍는 게 저에게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앞서 '한국이 싫어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과 만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고아성은 개인 일정 중 천추골(엉치뼈 부위) 골절을 당해 약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하면서 관련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아쉬움을 드러낸 고아성은 "휠체어를 타고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아예 어디에 앉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비행기나 기차를 탈 수 없었다. 그래서 가지 못했다"며 "전화로라도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서 전화로 GV에 참석했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장건재 감독은 "저와 계나는 다른 처지의 사람이지만 한국 사회는 똑같이 어려운 것 같다. 이게 소수자가 되면 훨씬 더 어려운 사회가 될 것"이라며 "영화는 이런 담론을 다 끌어안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 속 인물은 가시화된 존재라고 생각한다.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고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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