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도 의사도 없었다…진천 임신부 병원 못찾아 구급차 출산

병원 4곳 수용 불가로 이송 지연
출산 후 경기도 병원에 겨우 이송

(진천·음성=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에서 분만 진통이 시작돼 출산이 임박한 40대 임신부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119구급차에서 분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시 31분쯤 음성군 삼성면에서 사는 40대 임신부 A 씨가 분만 진통이 있다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119구급대가 10분여 만에 도착해 청주와 천안의 병원 4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으나 병상이 부족하거나 전문의가 없어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다.

A 씨가 거주하는 음성에는 임신부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고, 진천을 비롯해 인접한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가까운 청주에 충북대학교병원이 있었으나 응급실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당시 이곳은 전공의 이탈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공백으로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A 씨는 1분 간격으로 분만 통증을 호소하는 등 출산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A 씨를 받아줄 병원은 없었다.

결국 양수가 터지자 구급대원들은 응급분만을 결정했고, 구급차를 길에 세우고 의사의 의료지도를 받으며 처치에 나서 신고 1시간 26분 만에 무사히 여아가 태어났다.

이후 A 씨와 아이는 119상황실이 알려준 경기도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두 사람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천소방서 관계자는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과 전문의 부재로 병원 선정과 이송이 지연됐다"며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sedam_08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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