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호들갑 떨 일인지‥" 대구-구미시장 논쟁에 '냉소'
지난 14일 동대구역 앞에 들어선 '박정희 광장' 표지판의 영문명 표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대구시가 영문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로마자 표기법'에 따른 해당 표기를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동대구역 앞 시민공간에 세운 이 표지판에 박정희의 '정'을 영문명 'JEONG'으로 표기했습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자료에는 '정' 자의 영문이 'Chung'으로 표기돼있고, 지난 1964년 박 전 대통령이 독일 방문 당시 쓴 방명록에도 'Chung'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기' 논란이 일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인명이나 지명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는 따라야 할 규정이 있다"며 "굳이 과거 잘못된 표기를 들어 옳은 표기를 잘못됐다고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김장호 구미시장이 즉각 반박하며 논란이 확대됐습니다.
김 시장은 지난 17일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새마을재단, 직접 쓴 방명록, 여권에 모두 'Chung'으로 영문 표기를 했다"면서 "본인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국민정서상에도 맞고 논리와 법적으로도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박정희 관련 영문 표기를 전수조사하고, 일부 도로 표지판 등에 적힌 'JEONG'자도 'CHUNG'으로 교체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쪽 자치단체장의 난데없는 영문 철자 논쟁에 일부 시민들은 "20년 전에 설치된 표지판을 보고 누구 하나 불편해하는 시민이 있었냐" "엉뚱한 곳에 세금 쓰지 말고 주민 편의시설 확충이나 신경 썼으면 좋겠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철자 하나를 두고 두 자치단체장이 호들갑 떨 일인지 묻고 싶다, 민생 현안이나 챙기시길 부탁드린다"고 꼬집었습니다.
대구시는 동대구역 앞 공간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역 앞에 5m 높이 표지판은 물론 동상 설치 계획도 밝혀 "독재자의 이름을 시민 광장에 세우냐"는 시민사회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한수연 기자(soo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29072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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