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비중 40→20%…중증환자 60%까지 높일 것"

강승지 기자 2024. 8. 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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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공청회…상종병원 구조 전환 추진방향 발표
진료·협력·병상·인력 등 혁신…3년 시범사업, 3조 투입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및 의료공급체계 개편 방안과 관련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8.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하도록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3년간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의 등으로 운영될 수 있게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40%에 달하던 전공의 의존도는 20%로 줄인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유 과장은 "전공의 복귀가 더딘 상황에서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고, 중증·응급 체계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동시에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올 하반기부터 3년간 시행해 중증이나 3차 의료기관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진료 △진료협력 △병상 △인력 △전공의 수련 총 5대 분야 구조 혁신에 나선다. 질환 중증도에 맞춰 경증이면 동네 병의원에 가고 중증 난치 질환 진료에 상급종합병원을 택하는 방식을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유 과장은 "현행 체계에 상급종합병원 중증 환자는 39%고 그 외는 (경증과 중증 사이의) 중등증 이하"라며 "3년 안에 중증 환자를 60%까지 높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환자가 원하는 데로 환자를 보내는 형식적인 회송이 빈번했다. 복지부는 중증도에 따른 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진료를 의뢰할 때 의사 소견을 상세히 명시하고 진료 협력병원끼리 가장 빨리 진료를 예약하는 '패스트트랙' 도입을 추진한다.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및 의료공급체계 개편 방안과 관련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8.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복지부는 또 상급종합병원 내 일반병상 비중을 줄여 중환자에 쓰일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유 과장은 "서울의 경우 전체 허가병상이 1500병상 이상이면 일반 병상의 15%를 감축하고, 그 외 병원은 10%, 비수도권 5% 감축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확충이 필요한 부분이라 의무보다 성과 보상과 연계해 중환자 병상 비중이 높을수록 더 많은 성과보상금을 가져가는 구조로 설계해 3년의 시범 사업을 거치겠다"고 했다.

인력 구조에 대해 유 과장은 "채용보다 현재 있는 인력의 숙련도를 높이고, 분절적 업무 구조를 팀 구조로 재설계해 현행 구조하에 의료 질을 높일 것"이라며 "전문의와 PA 간호사 업무를 어떻게 재설계할지에 대해 병원의 자체 계획 이행을 유도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의 40%에 달하던 전공의 비중을 20%로 줄이고 수련생으로서 전공의 지위를 강화한다.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연속 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료량을 늘려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가 아닌 중증 환자를 볼 환경에 집중하도록 보상 방안도 개편하고 있다"며 "3조원 내외 투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환자실과 입원료 보상에 1조5000억원, 중증 수술 보상에 5000억원, 사후 보상에 1조원 등"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토론에 나선 참여자 등은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지만, 동네 병의원과의 협력 관계가 한층 보완돼야 하며, 당장 직면한 의료 인력 구인난을 해소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수십 년간 최선을 다한 상급종합병원이 이번 구조 전환 과정에 불이익받거나, 손해를 입는 일 없이 체제 전환을 해야 한다"며 "지역 2차 병원에서도 할 수 있는 전문 질환군은 2차 병원이 하도록 정교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옥민수 울산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병원 간 진료 협력 강화는 정보 공유밖에 안 됐다. 협력에서 조정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전공의 이탈로 병원들이 병상을 줄인 상태에서 병상을 또 줄여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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