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전투식량 18만개, 軍 폐기도 못하고 보관하는 까닭은
군이 유통기한이 4년 이상 지난 전투식량 약 20만개를 폐기하지도 못하고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이 21일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본지 취재에 “하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상인 전투식량 18만4195개가 소송 결과 미확정으로 폐기 대기 상태”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지난해 이 물량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제조사 A가 이달 항소를 하면서 폐기조차 못하고 있다고 한다. 2019년 하자판정을 받았고, 유통기한은 2020년에 지나버린 전투식량을 송사가 끝날 때까지 쌓아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육군은 경북 영천의 보급창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하자’ 전투식량 15만7000개를 보관하고 있다.
해당 전투식량은 A사가 2017~2018년 납품한 것이다. A사는 2017년 상반기부터 91억원 상당의 전투식량 195만개를 납품했는데 전투식량에 들어있는 참기름·옥수수기름 유통기한은 2년에 불과한데도 전투식량 유통기한을 3년으로 표기했다. 이에 식약처는 2018년 전투식량을 ‘전량 폐기’하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해당 전투식량은 2019년 9월에야 국방기술품질원에 의해 ‘하자’ 판정을 받고 급식이 중단됐다.
문제는 방사청과 A사가 송사를 이어가면서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쓰레기’인 전투식량을 군이 계속 보관해야한다는 것이다. 군 정보 소식통은 “장병들의 전투력과 직결되는 전투 식량 납품 과정에서 부조리가 발견된 것도 일벌백계 사안”이라며 “A사가 ‘쓰레기’ 보관비용이라도 내야 할 판”이라고 했다.
A사가 납품했던 전투식량은 ‘전투식량Ⅱ'로 건조한 쌀에 물을 넣어 불린 뒤 비벼먹는 형태다. 야채비빔밥, 잡채밥, 김치밥 등이 있는데 장병 선호도가 가장 낮은 전투식량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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