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코리아 배턴터치…2024 파리패럴림픽 출전 선수단 출국

김양희 기자 2024. 8.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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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불의의 사고는 현재의 삶을 180도 바꿔놨다.

조은혜, 김황태 등 2024 파리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단 5개 종목 48명이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지난 14일 사전캠프에 참가하는 144명(패럴림픽 미출전 훈련 보조 포함)이 출국했고, 이날은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배동현 선수단장이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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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조은혜(맨 앞)가 2024 파리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배동현 선수단장 등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범죄도시’ 제작진 소개 자막에는 ‘분장 팀장 조은혜’라고 올라간다. 마동석, 진선규 등의 분장을 했던 조은혜는 2017년 불의의 낙상 사고로 다시 걷지 못하게 됐다. 몸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게 되면서 분장 일은 그만두게 됐다. 메이크업 붓 대신 그가 잡은 것은 칼이다. 그리고, 특유의 승부욕으로 휠체어 펜싱 세계 랭킹 3위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왼손잡이 검객 조은혜는 “비장애인으로 생활할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승리의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2024 파리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선수 김황태. 연합뉴스

#김황태는 2000년 8월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절단했다. 그의 나이 23살 때였다. 한동안 술에 빠져 지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 맨 처음은 두 다리로 달렸다. 그다음에는 비장애인도 힘든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했다. 장애인 트라이애슬론은 750m를 수영하고 사이클 20㎞를 타고, 마라톤 5㎞를 달린다. 전 세계 트라이애슬론 선수 중 두 팔이 없는 이는 김황태가 유일하다. 김황태는 “최대한 즐겁게 무사히 완주해, ‘한국의 한 중증장애인이 이런 종목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한순간 불의의 사고는 현재의 삶을 180도 바꿔놨다.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 낙심했고, 절규했다. 하지만 멈춘 시간은 다시 흘러야만 한다. 절망을 깨부수고 꿋꿋하게 일어나 과거와는 달라진 몸으로 삶의 도전을 이어간다. 그리고, 무너져버린 나의 세상을 만들어가며 희망을 얘기한다.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이 그렇다. 이들은 이제 세계와 마주한다.

2024 파리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단이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은혜, 김황태 등 2024 파리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단 5개 종목 48명이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지난 14일 사전캠프에 참가하는 144명(패럴림픽 미출전 훈련 보조 포함)이 출국했고, 이날은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배동현 선수단장이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배동현 선수단장은 “우리 영웅들은 오랜 시간 땀 흘리며 최선을 다했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를 후회 없이 즐겨달라”고 했다.

조은혜는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하는데, 기대감과 떨리는 마음이 든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신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한겨레’ 보도를 통해 조은혜의 패럴림픽 출전 소식을 접한 영화배우 진선규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영화 ‘범죄도시’로 소중한 인연이 있는 조은혜 선수와 역경을 딛고 당당히 일어선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무사히 귀국하는 그날까지 온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하는 김황태는 “이 종목에 유일하게 출전하는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대회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애인 트라이애슬론 종목에는 종목과 종목 사이에서 도움을 주는 핸들러(경기 보조인)가 필요한데 아내 김진희 씨가 이 역할을 하게 된다. 김진희 씨는 “그동안 남편이 다치는 모습을 현장에서 많이 봤다. 그저 무사하게 결승선을 끊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82개국 44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파리패럴림픽은 28일(현지시각) 개막해 9월8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은 17개 종목에 177명(선수 83명, 임원 9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참가 종목 수로 따지면 1988년 서울 대회(16개)보다 많다. 장애인 트라이애슬론과 더불어 파라 카누(최용범)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보치아, 사격, 탁구 등에서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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