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과장 광고' SK디스커버리 측 혐의 부인

가습기 살균제 허위·과장 광고한 혐의
"공소제기 위법, 공소사실 특정 안돼"
먼저 기소된 애경 사건 병합 부정 의견
법원 "병합 안 하긴 어렵다" 추후 결정

[서울=뉴시스] 가습기 살균제가 저독성을 인정받은 것처럼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디스커버리(구 SK케미칼)와 홍지호 전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사진은 홍 전 대표가 지난 2021년 1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1.0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가습기 살균제가 저독성을 인정받은 것처럼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디스커버리(구 SK케미칼)와 홍지호 전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21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디스커버리 법인과 홍 전 대표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변호인 측은 앞서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공소제기가 위법하고 공소시효가 완성됐으며,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구성요건에 해당성도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애경산업의 가습기 살균제 허위·과장 광고 혐의 사건과의 병합에 대해선 "공소제기 기간이 거의 2년 가까이 차이 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병합을 하게 되면 쫓길 가능성이 있어 방어권 행사가 조금 벅찰 것 같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양 판사는 두 회사의 혐의가 유사하고, 방대한 증거의 양에 비춰 병합을 안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합 심리 여부에 관해선 다음 기일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SK디스커버리와 홍 전 대표는 2002년 10월부터 약 3년간 두 차례에 걸쳐 애경산업과 공모해 언론사에 가습기 살균 제품인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가 인체에 무해하고 안전하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2022년 9월께까지 허위 내용의 광고성 기사가 계속 보도되게 해 거짓·과장 광고한 혐의도 적용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터넷 기사를 통해 독성 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를 인체에 무해하다고 거짓·과장 광고한 애경산업과 SK디스커버리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 회사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10월28일 애경산업 법인과 안용찬 전 대표를 먼저 기소한 데 이어 지난 5월28일에는 SK디스커버리 법인과 홍 전 대표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폐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고, 영국의 흡입독성시험 전문기관으로부터 저독성을 인정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위 회사들이 이를 인정받은 것처럼 꾸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허위·과장 광고의 전제가 되는 '가습기살균제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과 관련해 안 전 대표와 홍 전 대표는 지난 1월11일 항소심에서 금고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임직원 13명 모두 유죄가 선고됐으며, 현재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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