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대표회담 실무협상도 못한 여야···‘회담 생중계’ 여부 놓고 설전만
한동훈 “새로운 정치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전현희 “한 대표 권한 없으니 쇼”
“대선 TV토론 하겠다는 건가” 여당 내에서도 비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5일 한동훈·이재명 대표의 회담을 앞두고 진행하려던 실무 협상이 21일 이틀째 불발됐다. 한 대표 측이 제안한 회담 생중계를 두고 양당이 갈등을 빚은 여파로 해석된다. 구체적 회담 방식과 의제를 다룰 협상은 지연되고 이날도 생중계 관련 공방만 오갔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21일 기자들에게 “오늘 (민주당과) 시간이 안 맞는다”며 양당 대표 비서실장 간 진행하려던 실무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대표 측이 언론을 통해 회담 생중계 제안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갈등이 확산하며 전날에 이어 이날도 협상을 시작하지 못한 것이다.
생중계 여부를 둘러싼 설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도 새로운 민주당이라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논의 과정을 국민들이 보는게 불쾌할 일이 아니고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과거 발언을 꺼내 공세를 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해 6월 이 대표는 (비공개 만남을 제안한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에게)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하며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며 “작년 이 대표와 올해 이 대표가 다른 사람인가.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김기현은 만만해 보이니 공개하자 하고 한동훈은 부담스러우니까 피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권한이 없어서라고 생중계 제안의 의도를 파고들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대표 회담 성과를 낼 아무런 권한도 없는 무력한 대표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대국민 보여주식 쇼에만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대표가 대표로서 자산이 없고 대선 후보로서 자산이 있기 때문에 TV 토론에 나가면 이재명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대선 후보 TV토론이 아니라 당대표의 정무적인 회담이면 그에 맞는 형식과 무게, 절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한 대표 측의 회담 생중계 제안은 ‘판을 깨자는 것’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CBS라디오에 나와 “정치 회담이 별 얘기 다 하고, 터놓고 얘기하자는 건데, 공개하는 순간 자기 지지층을 향해 얘기하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겠나”라며 “생중계가 되면 (회담이 아니라) 토론”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SBS라디오에서 “한 대표 측에서 회담을 뒤엎으려는 거 아니냐 생각이 좀 든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생중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회담 생중계는 안 한다. 대선 TV토론 1차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라며 “결론을 맺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할 것도 있고 솔직히 밖에 얘기 못 할 것도 많다. 그게 협상”이라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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