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말하면 사람들은 믿게 돼”...트럼프 발언 민주 전대서 폭로한 측근
“스테파니, 당신이 뭘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저 자꾸 말하면, 사람들은 믿게 돼.”
20일 저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공보 비서를 지냈던 스테파니 그리샴이 섰다.
그리샴은 자신을 “단지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를 믿었고, 그의 가장 가까운 참모 중 한 명이었다. 마라-라고(트럼프 개인 별장)에서 부활절,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 트럼프 가족은 내 가족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리샴은 “나는 카메라가 돌아갈 때뿐 아니라, 카메라가 없을 때의 트럼프도 봤다”며 “트럼프는 밀실에서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조롱하고, 그들을 지하방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그리샴은 “트럼프는 한 번은 중환자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로 방문했는데, 카메라가 자신을 찍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그리샴은 트럼프가 “공감 능력, 도덕도 없고, 진실을 존중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내게 종종 ‘스테파니, 당신이 뭘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저 충분히 얘기하면 사람들은 당신 말을 믿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리샴은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공보 담당으로 처음 합류했으며, 2019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트럼프 백악관에서 공보 비서(대변인)를 역임했다. 그 뒤에는 퍼스트 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비서실장ㆍ대변인을 지내다가 2020년 미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사건이 일어난 2021년 1월 6일 백악관 고위직 중에선 맨 처음 사임했다.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 스크린에는 트럼프지지자들이 미 의회 건물에 난입했던 1월6일 그리샴이 멜라니아 트럼프와 나눈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그리샴은 “평화적인 시위는 모든 미국인의 권리이지만, 불법과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는 트윗을 게재할까요”라고 물었더니 멜라니아는 한 단어로 “노(No)”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리샴은 그날 사임했고, 이날 “더 이상 이 광기(狂氣)의 일부가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샴은 미 언론에 자신의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이 5일 전에 확정됐다고 말했다. 그리샴은 백악관 대변인 시절, 단 한 번의 기자 브리핑도 열지 않았다. 트럼프는 당시 미 주류 언론매체들의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고, 그리샴은 폭스 뉴스와 같이 친(親)트럼프 매체 기자들만 주로 접촉했다.
그래서 이날 그리샴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를 지지하자, 트럼프 캠프에선 “대변인 시절엔 한 번도 (브리핑실) 연단에 서지 않더니, 민주당 연단에 섰다”는 비난이 나왔다.
그리샴은 이를 예상한 듯이, 이날 “나는 공보 비서로서 한 번도 백악관 브리핑을 갖지 않았다고 비난 받았지만, 이는 내 보스(트럼프)와는 달리 연단에 서서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샴은 2분의 짧은 연설에서 “지금 내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연단에 선 것은 내가 속한 당(공화당)보다 내 나라를 더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카멀라 해리스는 진실을 말하고 있고, 그는 미국인을 존중하며, 나는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샴 외에도, 이날 전당대회에는 역대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이번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를 지지 선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전 국가안보보좌관 올리비아 트로예, 애덤 킨징거 전 연방 하원의원(공화), 제프 던컨 전 조지사 부지사 등 공화당 인사들과 일반 유권자가 무대에 올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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