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취향저격' 남원 월광포차거리 하루 5천명 찾는 관광명소로

백도인 2024. 8. 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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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는 가격의 주전부리와 흥겨운 공연,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한 잔.

40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전북 남원시의 월광포차거리가 쇠락하는 지역 관광산업의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월광포차거리는 남원의 대표 관광지인 광한루원 서쪽 담을 따라 있는 빈 상가와 주차장에 토요일에만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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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주전부리와 맥주 한잔, 흥겨운 공연으로 인기 끌어
어린아이 비롯한 가족 함께 즐길 프로그램도 함께 배치
월광포차거리의 밤 풍경 [남원리플러스사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원=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부담 없는 가격의 주전부리와 흥겨운 공연, 여름밤의 시원한 맥주 한 잔.

40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전북 남원시의 월광포차거리가 쇠락하는 지역 관광산업의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월광포차거리는 남원의 대표 관광지인 광한루원 서쪽 담을 따라 있는 빈 상가와 주차장에 토요일에만 들어선다.

야간에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를 만들어 관광객이 묵어가는 체류형 관광지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지난 5월 첫선을 보였다.

타깃은 초·중생 자녀와 함께 가족 여행을 많이 하는 40대 가장의 가정으로 정했다.

16개 임시 점포에서 파는 음식의 종류와 가격부터 철저히 이에 맞췄다.

어린애들이 즐겨 먹는 닭고기꼬치·핫도그·버거·밀크쉐이크와 엄마·아빠의 추억을 자극하는 국화빵·육전·잔치국수, 술안주 또는 한 끼 식사로 그만인 닭 바비큐, 닭똥집볶음, 국밥, 추어탕 등을 두루 갖췄다.

월광포차거리의 싸고 맛있는 음식 [남원리플러스사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품목별 가격도 1만원을 넘지 않도록 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요리전문가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메뉴 개발에 참여해 맛과 스토리를 더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면 점심을 해결하려는 관광객과 시민이 먼저 거리를 메운다.

공연이 시작되는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축제 현장으로 바뀐다.

먼저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거리공연이 펼쳐져 흥을 돋운다.

전국에서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는 팀들을 엄선해 무대에 올리는 만큼 반응이 좋다.

본 공연은 40대 가장들의 대학 시절인 1990∼2000년대를 주름잡던 추억의 인기 가수들로 꾸며진다.

인기 밴드 버즈의 민경훈, 대한민국 록 음악을 이끌었던 김종서, 에너지가 넘치는 박상민 등이 두루 이 무대를 거쳐 갔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행운의 노래방'과 DJ 파티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관광객으로 꽉 찬 공연 현장 [남원리플러스사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찜통더위 속에서도 하루 3천명에서 5천명이 찾으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야간 관광 프로그램의 탄생은 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당장 월광포차거리에 입점하는 점포들은 하루 평균 매출만 150만원 안팎에 이른다.

하루 20만∼30만원 매출 올리기도 어려운 불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짭짤한 벌이다.

하룻밤을 묵어가는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업소와 음식점, 관광지 등에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

효과를 확인한 남원시는 애초 10월까지만 운영하려던 것을 내년에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찌 보면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데도 이런 성공을 거둔 것은 대상을 확실히 정하고, 이에 맞춰 모든 프로그램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월광포차거리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 [남원리플러스사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업을 주도하는 남원리플러스사업단 조국형 사무국장은 "보통은 무조건 많은 사람이 찾게 하는 데 중심을 두고 관광 프로그램을 짜지만, 월광포차거리는 철저히 40대 가장의 가정에 맞췄다"며 "마땅히 갈 곳 없는 40대들이 가족과 함께 찾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조 사무국장은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는, 전국적으로 중소도시에서 가장 성공한 야간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며 "쇠락하는 남원 관광의 옛 명성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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