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기저귀만 차고 우는 3살…경찰이 ‘택배 쓰레기’ 뒤진 이유

지난달 21일 밤 대전 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울고 있던 세 살배기 아이가 경찰의 도움으로 신고 2시간 만에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대전 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맨몸에 기저귀만 찬 채 울고 있던 세 살배기 아이가 경찰의 도움으로 신고 2시간 만에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21일 대전경찰청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과 대전서부경찰처 내동지구대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달 21일 오후 10시16분께 대전 서구 기장동에서 ‘알몸으로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21일 밤 대전 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울고 있던 세 살배기 아이가 경찰의 도움으로 신고 2시간 만에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기저귀만 찬 채 울고 있는 ㄱ(3)군을 발견했다. 경찰이 집을 묻자 ㄱ군이 한 건물을 가리켰으나, 해당 건물의 모든 가구는 불이 꺼지고 문이 잠긴 상태였다.

경찰은 등록된 지문을 조회해 보호자를 찾아주고자 ㄱ군을 지구대로 데려갔다. 일단 헐벗은 ㄱ군에게 수건과 경찰 근무복을 덮어줬다. ㄱ군은 지구대 경찰관에게 애교를 부릴 정도로 이내 안정을 찾았다.

지난달 21일 밤 대전 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울고 있던 세 살배기 아이가 경찰의 도움으로 신고 2시간 만에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전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ㄱ군의 지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재차 ㄱ군을 발견했던 현장을 찾아 주변을 살폈다. 그러던 중 쓰레기 더미에서 택배 상자에 붙어있는 송장을 발견했고 송장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했다. 해당 번호는 건물주 번호였고, 그를 통해 ㄱ군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다.

ㄱ군은 실종 2시간 만에 보호자 품에 안길 수 있었다. ㄱ군의 어머니는 몸이 아파 야간 병원을 다녀오느라 잠시 집을 비웠고, 그 사이 잠에서 깬 ㄱ군이 현관문을 열고 나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동지구대 엄태우 경위는 이날 한겨레에 “아이의 지문을 미리 등록을 해두면 실종 시 신속하게 보호자를 찾을 수 있다”며 “경찰청 ‘안전드림 앱’을 이용하거나, 본인 신분증과 신청 대상 아동의 주민등록등본 또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해 인근 경찰서나 지구대·파출소에 가면 된다”고 말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