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자식들에게 말하지 말라"...다단계업체 만행에 결국
[내가 너무 손쉽게 하고 있었던 병원 치료들이 얼마나 무서운 일들이었는지, 얼마나 안일한 생각들이었는지, 얼마나 무지한 행동이었는지 아시게 될 거다.]
병원 치료가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조기 치매도 예방하는 그런 역할도 합니다, 이 비타민이. 그리고 도핑 테스트까지 다 마친 것이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먹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혈압약은 뇌경색, 심근경색 같은 부작용이 생기지만, 특정 비타민을 먹으면 조기 치매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다단계 업체의 강연 내용입니다.
지난해 10월, 류머티즘과 고혈압을 앓던 70대 여성 A 씨도 이들의 타깃이 됐습니다.
건강보조식품을 먹고 병이 나았다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병원 약의 부작용을 주장하며 A 씨에게 제품을 팔았습니다.
결국, A 씨는 건강보조식품을 300만 원어치 넘게 구매해 병원 약 대신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석 달 만에,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A 씨 아들 : 10월에 검사를 했는데 검사 결과 나왔을 때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가셨는데, 불과 3달 만에 이제 검사한 결과가 너무 나빠지니까. 당뇨도 너무 올라가고 류머티즘 염증 수치도 갑자기 확 올라가고 이래서 어머니한테 심지어 전화도 하셨대요, 병원에서.]
이런 A 씨에게 업체는 건강보조식품을 계속 권했습니다.
기운이 없다고 하니 '대변으로 더 빼내야 한다'며 구매한 제품을 먹어보라고 하고, 배뇨 문제로 고생하자 전립선 보조제를 팔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변에서는 A 씨가 업체 말을 듣고 눈 수술까지 취소했다는 얘기도 합니다.
[A 씨 아들 : 어머니한테 판 게 전립선 보조제를 팔았더라고요. 자식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알게 되면 뭐 이런 것들 못 먹게 할 수도 있으니까 다 나은 다음에 이런 것들을 밝히시라, 그전까지는 얘기하지 말라….]
병원보다 건강보조식품에 의지하던 A 씨는 폐혈관이 터져 의식을 잃었다가, 지난 6월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은 다단계 업체가 건강보조식품이 마치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처럼 효과를 과장하고 A 씨의 치료를 방해해 상태가 악화하게 했다는 입장입니다.
[B 씨 / 다단계 업체 관계자 : (약을 안 먹어도 된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네, 제가 했습니다. 미국에서 제약회사이기 때문에요. 근거도 있고 애초에 그것 때문에 임상 실험을 해서 나온 제품이었어요.]
[C 씨 / 다단계 업체 관계자 : (그러니까 증명을 갖고 오라고요. 저는 객관적인 사실 확인하는 거예요.)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해서 제 동생 범죄자 만들겠다는 건지 여쭤보는 거예요, 저는.]
A 씨 가족으로부터 사기,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업체 관계자들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 측은 A 씨가 숨진 이후에도 강연과 SNS를 통한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ㅣ온승원
디자인ㅣ전휘린
자막뉴스ㅣ이은비, 고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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