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과거의 나 보는 것 같아”… ‘유도계 파벌 폭로’ 김재엽이 한 말

박선민 기자 2024. 8. 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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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엽이 꽃다발을 손에 들고 환호하고 있다. 결승전이 열린 9월25일이 추석이어서 시상식에서 한복을 입었다. /조선일보 DB

과거 한국 유도의 파벌 논란을 폭로했다가 유도계에서 퇴출당한 김재엽 전 선수가 최근 배드민턴협회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안세영 선수를 두고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김재엽은 지난 8일 ‘팟빵 매불쇼’에 출연해 “안세영 선수가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협회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보도를 보고, 참 용기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은 서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로 변신했지만, 유도계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편파 판정에 대한 항의와 유도계 파벌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주류 유도계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엽은 1996년 5월 애틀랜타올림픽 유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76㎏급 승자 결승에서 자신의 제자 윤동식(마사회)이 조인철(용인대)에 0대 3으로 판정패하자, 강하게 반발했던 바 있다.

김재엽은 2021년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당시를 언급하며 “당시 유도계에서 용인대만 키우는 분위기가 있었다. 경쟁을 통해 좋은 선수가 나오도록 하는 게 협회(대한유도회)의 역할인데, 용인대 사람들끼리 심판위원장까지 다 했다”고 했다. 이어 “타 대학 입장에선 국가대표 하나 못 만드는데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며 “그러다 보니 유도 인구가 줄고, 대학들도 유도부를 없애기 시작해 한국 유도가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안세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김재엽 전 유도 선수. /유튜브 매불쇼

이번 매불쇼에서 김재엽은 “지금은 우리 시대와 훈련 방법 등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면서도 “저는 안세영 선수 폭로의 본질을 ‘혹사’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야 감독, 코치, 협회장 등이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선수를 혹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선수가 협회를 비판하면 안 되나. 왜 안 되나”라며 “협회는 우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선적으로 존재하는 건 종목과 선수뿐인데, 어느 순간 마치 협회가 선수 위에 군림하는 조직으로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관련해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회관에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열고 1차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선 대표팀 내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선후배 관행 등이 두루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조사 뒤 협회 측이 “안세영 선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안세영에게 출석 가능 여부를 타진했지만, 안세영 측은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 측에서 제시한 이번주 출석 일정(20, 22일)은 참석이 어렵다고 알려왔고, 현재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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