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채상병 특검법 시급"…이재명 "여당과 타협안 모색"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가장 시급한 과제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꼽으며 "대여 협상력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거론한 제3자 추천 방식 등을 수용 가능한 범위에 놓고 타협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조 대표를 예방했다. 8.18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가 취임 인사 차원에서 조 대표를 찾은 것이다. 통상 야당 대표가 취임하면 여당 대표부터 예방하는 게 관례이지만, 서로 주중 일정이 맞지 않은 데다 오는 25일 여야 대표 회담이 예정돼 있는 상황을 감안해 조 대표에 대한 예방이 먼저 이뤄졌다.
조 대표는 이 대표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뒤 "민주당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이 대표가 당과 나라를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을 어떻게 조기에 종식시킬 것인가란 문제와 파탄지경인 민생을 회복하는 문제, 정권 교체 등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이 대표가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당장 시급한 것은 해병대원 특검법 같다"며 "한동훈 대표가 제3자 추천 특검법을 하겠다고 했다가 또 입장을 바꾸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갈지자의 행보를 보이는데 이 대표께서 주도력과 협상력을 발휘해서 채해병의 억울함을 빠르게 풀고 책임자를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혁신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조 대표는 이 대표에게 "기자들 질문에 대해 '기본적으로 요건을 완화하는 게 맞다'고 말하신 것을 봤다"며 "여러 반대도 있겠지만 원내교섭단체 문제도 고민해주십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지난달 교섭단체 요건을 기존 '20인'에서 '10인'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힘을 합쳐서 조속하게 정권의 폭주와 퇴행을 끝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함께 손을 잡고 힘을 합쳐 나가길 바라고, 국민들을 위해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한 대표와 일요일(25일)에 만나기로 했으니 서로 대화해보고 (합의가) 가능한 타협안이 있을지 모색해보겠다"며 "민주당은 (한 대표가 거론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정치라는 게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관철할 수 있는 게 아닌 것이 또 현실이지 않나"라고 했다.
아울러 한 대표가 특검법에 '제보 공작 의혹'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새 조건을 하나 더 내세웠던데 (의혹의) 당사자들이 받겠다고 하니 이것 역시 수용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보 공작 의혹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가 민주당 의원과 관련돼 있어 제보 자체가 '야당발 공작'이란 취지의 의혹으로 여권에서 제기됐다.
이 대표는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해선 "게임의 룰을 변경하는 것이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본과 원칙이 중요하다고 본다. 여러 장애요인이 있겠지만 원칙을 향해 힘을 모아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공개 발언 이후 약 30분간 양당 수석대변인이 배석한 채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대화 이후 취재진과 만나 "현재 정국이 매우 엄중하다는 데 서로 인식을 같이했다"며 "정기국회가 곧 시작되는데 국민들이 보기에 흡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 양당이 긴밀하게 협력해가자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교섭단체 요건 완화에 대한 대화도 추가로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공개 발언을 했기에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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