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회담 의제 고심…'당 4역' 비공개 회의
채상병 특검법은 여권 내 이견 여전…민감한 사안
[서울=뉴시스] 이재우 한은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여야 대표회담 의제와 형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회담 의제'와 관련해 "실무진들이 조용히 말씀을 나누는 걸로 아는 데 내용을 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공세를 펴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의제 제한은 없다"고 간략히 답했다. 자신이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대표회담 생중계'에 대해서는 "여야 대표가 대화하는 걸 보는데 불쾌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회담을 앞두고 의제와 형식 등에 대해 내부 조율을 하고 있다.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당4역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만나 관련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다.
여야는 곧이어 이날 오후 당대표 비서실장이 민주당과 실무회동에 나서 의제와 형식 등을 협의한다. 국민의힘이 대표회담 생중계를 언론을 통해 제안하고 민주당이 '정치 이벤트냐'며 회담에 나서는 진정성을 공격하는 등 신경전을 벌인 바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저녁에 만나게 될 것 같다. 오늘 얼개가 대략 나올 듯 하다"면서도 "국민의힘에서 들고 나오는 걸 대표가 받을지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정쟁 정치 중단과 민생 회복 지원(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증여세 완화),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 3 가지를 의제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 문제(25만원 지원법), 민주 정치 발전 등을 의제로 제안한 바 있다.
두 대표간 이견이 없는 현안은 '지구당 부활' 정도가 꼽힌다.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25만원 지원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은 여야간 이견이 상당하다. 의제 채택 자체가 미지수이거나 채택되더라도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채상병 특검법은 한 대표와 대통령실간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채상병 특검법은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친윤계의 주장도 여전하다. 국민의힘은 앞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 표결을 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했지만 당선된 이후 당내 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건을 추가하는 등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다만 이 대표가 선별·차등 지원이 모두 가능하다고 한 발 물러섰고 한 대표도 격차해소를 내세워 선별 복지를 강조한 만큼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 대표가 강조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상속세·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를 두고 양당간 온도차가 존재한다. 금투세는 두 대표가 폐지와 완화로 비슷한 의견을 내놨지만 민주당내 이견이 존재한다. 상속세·종부세 개편은 양당간 대상과 방식에 대한 이견이 상당하다.
일단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상대당에 대해 견제구를 던지며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생중계 방식은 말 그대로 형식의 문제일 뿐이다. 야당이 불쾌감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재명 대표의 상습적인 말 바꾸기가 국민 앞에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면 마다할 명분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같은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에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수용을 촉구하면서 "말로만 민생 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실질적 대안을 내주길 부탁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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