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원아에 수학·한자"…강남 유치원 선행교육 실태조사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 74.1% 운영
“유·초연계교육 가이드라인 명확히…인식 정상화”

유치원 자료화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유치원 선행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까지 가르치는 등 선행학습을 진행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부는 만 3세 유아에게 국어, 영어, 수학을 비롯해 한자 프로그램까지 참여하도록 해 교육당국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비영리단체 사교육없는세상은 오늘(21일) 강남3구 유치원 103곳의 선행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조사 결과 유치원 10곳 중 7곳(74.1%)이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습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 3세(63.1%)→4세(72.8%)→5세(86.4%) 참여율도 높아졌습니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56.9%)에 비해 사립 유치원 참여율은 89.1%로 월등히 높았습니다.

한 사립 유치원은 만 5세 유아에게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교육과정인 곱셈과 나눗셈, 분수, 국어 품사까지 선행교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을 포함한 일부 시도에서 초등학교 교육과정 적응을 위해 유·초 연계교육을 권장하고 있다지만 당초 의도한 선행학습 의미가 빛바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 의원은 “유치원, 어린이집 같은 유아 대항 교육기관도 더 이상 사교육의 무풍지대가 아니다”라며 “초등 선행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섣불리 도입하면 오히려 조기 선행교육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유·초 연계교육은 만5세 교육과정을 헤집을 것이 아니라 초등 1년 교육과정을 더 쉽고 찬찬히 진행하는 책임 교육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며 “정책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충분한 교사 연수를 통해 유아교육기관의 유·초연계교육에 대한 인식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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