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스토커지?”…길에서 지체장애인 등 무차별 폭행한 40대 여성 ‘집행유예’

법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남편 사망으로 인한 정신 불안정 상태서 범행”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픽사베이

산책로에서 지적장애인과 여성 등 행인들을 무차별 폭행한 4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8단독(최형준 판사)은 특수상해,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서아무개(4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씨는 작년 9월16일 서울 노원구의 한 산책로에서 반려견과 산책 중이던 피해 여성 A(44)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눈과 이마 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는 서씨가 'A씨가 나를 스토킹한다'는 취지로 신고를 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씨에 의한 위해를 염려한 A씨가 휴대전화를 꺼내 당시 상황을 촬영하려 했고, 서씨는 그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폭행했다. 피해 여성은 서씨의 폭행으로 전치 4주 수준의 상해를 입었다.

서씨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같은 해 10월11일엔 같은 산책로에서 지체장애를 가진 70대 남성 B씨를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폭행했다. 이번에도 B씨가 자신을 스토킹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기소된 후에도 서씨 측은 "(폭행은) 스토킹 행위를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결국 서씨는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서씨)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이 과거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그로인한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이 사건의 범행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