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가수 음식점 불법증축' 돈 안 주자 기사화…공갈기자 항소심도 실형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건축현장에 찾아가 금품을 갈취하려다 금품을 받지 못하자 허위 기사를 게재하고 협박한 기자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6-3형사항소부(부장판사 김은정 신우정 유재광)는 공동공갈,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2021년 6월,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가수 B씨(64·여)가 불법으로 음식점 건물을 증·개축하고 있다며 겁을 줘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금품을 받지 못하자 허위 기사를 게재해 B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같은 회사 소속 기자와 함께 해당 건물의 시공을 담당하는 건축사무소에 찾아가 "주변 민원이 많아 이를 수습해야 한다"며 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500만~600만 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금품을 주지 않으면 해당 건물과 관련해 불리한 기사를 게재하겠다며 겁을 줬다.

실제 금품을 받지 못하자 A 씨 등은 2021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에 "의왕 백운호수 유명가수 음식점 불법 증축 '물의' 또 다시 편법 증축 '논란'"이라는 제목의 허위 기사를 게재하고, B 씨 등에게 취재를 빙자한 전화를 하면서 해당 기사를 전달했다.

A 씨는 법정에서 "공인의 법 위반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의왕시의 편파적인 행정을 시정하고자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사를 작성했을 뿐 B 씨를 비방하려는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심 재판부는 A 씨에게 공갈 혐의가 있다고 봤다

원심 재판부는 "범행내용 및 경위, 범행 수단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한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기자라는 신분을 밝힌 자리에서 재물의 교부를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부당한 불이익을 초래할 것처럼 이야기한 것은 공갈미수가 맞다"고 판단했다.

또 허위 기사를 게재한 것도 "B 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기사를 써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