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코로나19 재유행은 엔데믹 과정”···위기단계 상향 없다
질병관리청은 올여름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다가 이후 사그라들 것으로 전망하고 위기 단계 상향 없이 현행 의료체계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는 계획보다 더 많이, 더 일찍 도입하기로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8월 21일 열린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에서 “이번 유행은 다시 거리두기를 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고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220곳 표본 감시 결과, 코로나19 입원환자는 7월 셋째 주 226명에서 8월 둘째 주 1366명으로 늘었다.
질병청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예년 정점 수준(지난해 8월 둘째 주 신규 확진 34만9000명)과 비슷한 규모로 이달 말까지 환자가 증가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청은 이번 유행은 지난 겨울 예방접종률(65세 이상 41.3%)이 낮아졌고 새로 출현한 변이인 KP.3의 점유율이 지속해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 코로나19의 누적 치명률은 0.1%다. 오미크론 변이 이후인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더 낮다.
지 청장은 “현재는 지난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고령층의 치명률이 높기에 정부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정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실제로 발생 규모는 예상보다 다소 적을 수 있다”며 “치료제 도입이 예상보다 좀 더 빨리 돼 생각보다 빨리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오는 8월 26일 코로나19 치료제 17만7000명분을 도입할 계획이다. 추가 확보한 물량은 오는 10월까지 고위험군에 공급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소관 부처와 함께 추진한다.
질병청은 이 밖에 감염 취약시설 관리 및 의료 대응 강화, 코로나19 감염예방 수칙 마련, 2024∼2025절기 예방접종 등을 통해 이번 유행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 청장은 “지자체 합동전담대응팀을 운영해 환자 발생 초기부터 보건소의 환자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코로나19 JN.1 백신을 도입해 10월부터 접종을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유행 중인 KP.3 변이가 또 다른 변이인 JN.1과 주요 유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아 JN.1 백신이 KP.3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질병청은 예상했다.
질병청은 오는 10월 중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현재 해당 백신에 대한 허가·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과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지 청장은 “지난 4년간 여러 위기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극복했듯이 이번 여름철 유행도 큰 문제 없이 이겨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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