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장 안전점검 나선 유인촌 "자기 몫만 다 해도 사고 막을 수 있다"

유동주 기자 2024. 8. 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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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각자 자기 맡은 역할에서 점검만 철저하게 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록이 됐건 안 됐건 공연 행위가 이뤄지는 곳은 공연장이고, 정부도 이번을 계기로 잘 정리해 대비해야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를 찾아 공연장이 아닌 장소에서의 대규모 공연 관련 현장 상황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팝업 스토어'로 인기가 높은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선 유명 DJ '페기 구'가 출연하는 대규모 음악 공연이 예정됐다가 몰려 든 수천명의 관객으로 인한 사고 발생 우려로 취소된 바 있다. 영국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보일러룸'에서 주최하는 월드투어 형식의 해당 공연은 지난해 말에도 성수동 팝업 스토어 공간인 한 창고에서 열렸던 중소 규모 디제잉 공연이다. 올해는 열대야 속에 사실상 밀폐된 공간인 에스팩토리에서 규모를 키워 열었다가 현장 관람객들의 소방·경찰 신고 등 대형 사고 위험으로 공연이 열리던 중 헤드라이너였던 페기 구 출연을 앞두고 긴박하게 취소됐다.

이날 유 장관은 성동구청과 경찰·소방, 공연계 관계자들과 약 4000여명이 공연 관람을 위해 몰렸던 현장을 찾아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의 음악 공연시 문제점 등을 점검한 뒤 간략한 스탠딩 간담회도 열었다.

7월 29일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음악 공연 '보일러룸 서울 2024'는 다수의 인파가 몰린 탓에 압사 사고 우려까지 발생하자 안전상 이유로 중단됐다./영상= 독자 제공


현장에 모인 관계자들은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의 공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공연법 개정으로 관련 문제를 대비해야한단 의견도 나왔다. 현장에선 공연기획사의 등록 혹은 허가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성이 없는 공연기획으로 무리한 상황에서 공연이 강행되면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진단 것이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어느 정도 규제도 필요하겠지만 규제로만 가면 사고위험은 낮아지겠지만 공연콘텐츠 산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합당한 개선 방법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음악 공연이 열렸던 공간과 계단, 출구 등을 확인한 유 장관은 "여긴 전문 공연장이 아닌 곳이고 전에 자동차 정비공장으로 쓰였던 곳이라 계단과 출입구가 좁아서 수천명이 모이는 대형 공연에는 부적합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관련 매뉴얼도 더 철저하게 점검을 하고 같이 의논해서 현장이 많이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체크만 잘하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체크가 안 되고 관리 감독이 안 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지자체는 신고를 잘 받고 신고받으면 나와서 현장을 확인하고 일일이 다 점검을 해야 문제가 없게 된다"며 "그런 일들만 잘 해도 문제가 없는데 다 잘하겠지라고 놔두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이번 현장점검에선 문체부가 최근 제작한 수요자별 '공연 관객 안전관리 체크리스트'의 실효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 체크리스트는 지난 1일 문체부가 개최한 '공연 안전 분야 관계기관 합동회의' 시 공연 주최자와 지자체 관계자가 한목소리로 요청한 사항을 반영해 제작됐다. '공연 주최자용', '공연장 운영자용',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용'으로 구분돼 공연 수용인원 산출에 참고할 수 있는 미국·영국 등 해외 전문기관의 지침을 포함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현장 확인과 관계기관 의견수렴 등을 거쳐 공연업계와 지자체 등에 이 체크리스트를 배포해 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공연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공연법 개정도 추진한다.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공연장이 아닌 공간에서 수시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에 맞는 안전대책 수립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특히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의 공연도 포섭할 수 있도록 공연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연 신고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공연장 운영자 등은 재해대처계획 수립 시 지자체·소방·경찰 등 안전 관련 유관 기관의 의견을 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등록 공연장과 공연장 외 1000명 이상 공연에 대한 재해대처계획 수립 모범사례를 발굴해 확산하고, 공연 관계자의 안전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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