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새 역사 썼다…"韓신약 위상↑, K-블록버스터 탄생"
유한양행이 처음으로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미국에 진출시키며 제약업계에서 새 역사를 썼다.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전세계에서 국산 항암제와 신약의 위상도 올라간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정맥주사(IV) 제형의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국산 항암 신약을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산 항암 신약이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렉라자는 국산 신약 31호로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비소세포폐암의 사실상 '퍼스트인클래스'(계열 최초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에 대적하는 약물로도 평가된다. 앞서 공개된 '마리포사' 임상 3상에서는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는 결과도 나왔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임상 1상을 진행하다 2018년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를 얀센에 12억5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현재까지 계약금 5000만달러,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억달러를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하게 된다.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얀센은 렉라자와 병용요법을 통해 내년 50달러(약 6조6800억원) 수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얀센은 일본,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제약 시장 대부분에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용법의 상용화에 들어간다. 지난해 말 유럽의약품청(EMA)에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을 신청했고 올 초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를 신청했다. 증권가에서는 렉라자 병행요법이 유럽과 중국에서도 승인을 받으면 유한양행이 올 한 해에만 마일스톤으로 1800억원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한다. 판매에 따른 10% 이상의 로열티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렉라자 매출이 증가세다. 지난해 6월 국내 1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받았고 이후 6개월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올 1분기 처방액은 약 200억원이었고 연내 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게 회사 예측이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은 '글로벌 톱 50'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연구·개발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되어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탑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제약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렉라자뿐 아니라 'K-신약'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해외 진출의 길을 텄다는 것이다.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도 임박했다고 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렉라자의 FDA 승인이 국산 항암 신약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상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사실상 없었는데 렉라자가 허가에 이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낸다면 명실상부한 첫 'K-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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