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남선생 류수영의 '정글밥', 김병만의 '정법'과 뭐가 다른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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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글'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김병만'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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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사실 '정글'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김병만'을 떠올리게 한다. 꽤 오래도록 <정글의 법칙>을 바로 그가 이끌어왔고, 김병만 스스로도 그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왔기 때문이다. 적어도 콘텐츠에 있어서 정글 소재에 대한 지분이 김병만에게 상당히 있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 SBS <정글밥>이 제작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김병만이 아쉬움을 표한 건 이해되는 면이 있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정글의 법칙>을 연출했던 김진호 PD가 메가폰을 잡지 않았던가.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이 새로운 시즌을 이어가지 않아 함께 일해오며 노하우를 쌓아온 제작 스텝들을 데리고 스스로 정글 소재의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 서운한 마음이 왜 없을까.
하지만 실제 방영된 <정글밥>을 보면 확실히 김병만이 이끌던 <정글의 법칙>과는 사뭇 다른 지점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그 차별점의 중심은 다름 아닌 어남선생 류수영이다. 이미 요리에 진심인 면모들을 여러 방송을 통해서도 보여준 바 있고, 새로운 식재료를 갖고 하는 요리에 대한 호기심도 높은 그다. 그래서 그가 정글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갖가지 요리를 해본다는 <정글밥>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이틀에 걸쳐 비행기와 에어택시 그리고 배를 타고 찾아간 바누아투의 타스마테 마을에서, 첫날 이승윤이 낚시로 잡아온 개이빨참치로 회에서부터 초밥, 꼬치구이 그리고 김치찌개를 해먹는 모습은 실제로 류수영이라는 요리에 진심인 인물이 아니라면 가능할까 싶은 장면들을 보여준다. 특히 현지 식재료에 그곳에서 지구 오븐(Earth oven)이라 부르는 돌을 달궈 요리하는 화덕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들은 이색적인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색적인 광경보다 더 류수영의 <정글밥>의 중요한 차별점은 '밥'이라는 키워드를 제목에 넣은 것처럼 그 음식을 매개로 하는 훈훈한 '환대'의 분위기다. 그 먼 거리를 달려온 외지인들에게 그곳 아이들이 보여준 환대는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도 뭉클한 감정을 선사한다. 낯선 땅에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환대의 분위기는 그걸 즐거움으로 바꿔 놓는 마법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음식은 이러한 '환대'를 표현하는 가장 큰 요소다. 처음 타스마테 마을 사람들이 출연자들에게 웰컴 드링크로 코코넛을 직접 따서 주고, 그곳에서 나는 뿌리식물인 마니옥을 갈아 여러 재료를 넣고 뜨거운 돌 위에서 익혀낸 '랍랍'을 함께 맛보는 일련의 과정은 그 낯설은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지워내는 순간들이다. 그들과 우리가 같은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공감하는 순간, 이들은 타자가 아니라 음식은 나눈 친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잡아 온 참치로 저녁 요리를 할 때, 그곳에 몰려온 아이들을 위해 류수영이 꼬치 요리를 해주는 모습이나, 그곳 현지인들이 나눠 먹자며 가져다 준 라쿠라는 이름의 볶은 요리를 출연자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은 그래서 특별한 언어 소통이 아니라도 따뜻한 정이 느껴진다. 음식을 통한 소통이랄까.
물론 바누아투처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수위가 올라가 위기에 놓은 섬의 현실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현실 앞에 <정글밥>처럼 그런 곳을 찾아가 음식을 해먹는 프로그램이 너무 한가롭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정글밥>을 통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면 그들의 현실에도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모쪼록 <정글밥>이 밥을 통해 나누는 환대와 소통과 더불어 이들이 처한 어려움들도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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