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넘겠다" 빈말 아니었다…'구독·플랫폼' 조단위 키운 LG전자(종합)

한재준 기자 박주평 기자 2024. 8. 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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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래비전' 1년 성과 주목…상반기 매출 8%↑, 이익률 6%, 기업가치 4배
구독 매출 1.8조에 플랫폼·공조도 1조 코앞…"2030년 영업익 75% 책임진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4.8.21/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박주평 기자 =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변신한 LG전자(066570)가 가전구독과 플랫폼 기반 서비스,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서 각 1조 원대 매출로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등 신사업까지 더해 오는 2030년까지 가전 외 사업의 실적 비중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인베스터 포럼'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전 기업의 틀에서 벗어나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2030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과 B2B 사업, 전기차·로봇 등 신사업을 축으로 2030년 매출 100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7·7·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 7%, 기업가치 7배) 목표도 세웠다.

미래비전 발표 후 1년간 성적은 고무적이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LG이노텍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6%, 기업가치는 4배 성장했다.

특히 가전 구독과 플랫폼 기반 서비스, 냉난방공조 사업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다.

LG전자는 이들 사업을 포함한 플랫폼·B2B·신사업 성장에 주력해 2030년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해당 사업군에서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포럼에서 "이미 목표는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며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추진해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가정용 프리미엄 환기 시스템을 초기 구입비용 부담은 줄이고 전문가의 토털 케어 서비스로 관리는 쉬워지는 구독 상품으로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모델들이 LG 프리미엄 가정용 환기 시스템으로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모습. (LG전자 제공) 2024.7.8/뉴스1

◇'1호 유니콘' 구독, 올해 매출 1.8조 돌파…가전사업 한계 넘어

가전구독과 웹OS 기반 서비스사업, 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은 LG전자의 미래를 책임질 유니콘 사업이다.

구독 사업은 기존 가전 사업의 한계를 넘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핵심 사업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한국 가전 시장이 두 자릿수 이상 역성장했음에도 가전 구독을 통한 신규 수요 창출과 해외시장 제품·가격 커버리지 및 소비자직접판매(D2C) 확대로 최근 3년간 가전 매출은 전체 시장 대비 1.5배 이상 빠르게 성장했다.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 1341억 원을 달성하며 이미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른 상태다. 올해 구독 매출은 60% 가까이 증가해 1조 8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비중도 지난해 15%에서 올해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LG베스트샵에서 정수기를 제외한 대형가전 구매 고객 중 35% 이상이 구독을 선택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구독 선택 비중이 3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조 CEO는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사업 모델을 유니콘 사업으로 부르고 있다"며 "가전 구독은 이미 유니콘 사업 위상을 확보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또 다른 유니콘 사업 등극이 기대되는 시드 사업군도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의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 (LG전자 제공) 2023.11.1/뉴스1

◇LG 가전 플랫폼으로 광고·콘텐츠 사업…올해 매출 1조↑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도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64%에 달한다.

해당 사업은 LG전자가 판매한 TV 등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수익원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현재 전 세계 29개국에 3800개 이상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LG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10여년간 판매한 스마트 TV는 2억 2000만 대다.

조병하 LG전자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는 "올해 양적으로는 스마트TV뿐만 아니라 외판 사업을 강화해 현재 2억2000만 대의 사업 모수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질적으로는 올해 특히 전 세계 각 지역 법인과 협력해 고객에게 서비스 사용 안내와 이용 유도 활동을 강화하고 웹OS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웹OS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 매출은 올해 2021년 대비 4배 성장,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2027년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 세계 4000개 이상 콘텐츠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가고 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의 맞춤형 광고 설루션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스타필드 고양에 공급한 총 1만4720냉동톤 용량의 흡수식 칠러. (LG전자 제공) 2017.9.12/뉴스1

◇냉난방공조 사업 3년 내 매출 1조…2030년 매출 비중 45%로

LG전자는 냉난방공조와 전장 등 B2B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냉난방공조의 경우 최근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수요가 많아지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냉각시설에 활용하는 칠러 사업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5%를 넘어섰으며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 뛰었다.

LG전자는 공기순환 방식의 데이터센터 열관리에 강점을 가진 만큼 이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냉난방공조 또한 2027년까지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대표적인 B2B 사업인 전장은 100조 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조 CEO는 "전장 사업의 65%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라며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하고 있고 수익률도 3배 이상 개선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올해 말 2500억 원 이상의 수주액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을 45%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 역량 확보와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전기차 충전 사업 협업을 통한 신사업 영역 투자도 지속한다.

조 CEO는 "지난 1년여간 미래비전 달성의 기반을 착실하게 다져 다양한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강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전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4분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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