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4대 중독 ZERO 도시' 도약 준비 [내삶을 바꾸는 희망화성]

박수철 기자 2024. 8. 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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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중독 등 4대 중독은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추산 중독자는 전국 830만여명이며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100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화성시는 중독자 조기 발견부터 회복 지원을 통한 ‘중독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화성시가 알코올, 마약, 도박, 디지털 등 4대 중독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화성시 제공

■ ‘중독 ZERO 도시’ 초석,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시는 화성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4대 중독 ZERO 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2014년 기존 화성시알코올상담센터를 화성시중독관리지원센터로 개편해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하고 시가 지원하는 센터는 4대 중독 예방, 중독자 조기 발견, 회복 등을 담당한다.

2021년 실시한 ‘중독 문제 인식 실태 조사 결과’ 관내 시급한 중독 문제가 알코올 중독인 점을 고려해 센터는 관련 중독 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센터는 단주자를 위한 입문과정 프로그램, 단주유지자를 위한 심화프로그램 등 단주 주기별 프로그램 진행을 비롯해 여성 프로그램, 직장인 프로그램, 가족 프로그램 등 대상자 유형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중독자를 위해 주 1회 집을 방문하거나 입원 중인 병원을 찾는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사회적 고립, 음주 외 대체시간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들에게는 정기적 교육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 단주 시도의 기회 마련을 통한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또 1박2일 회복캠프, 상·하반기 단주 기념식을 진행해 참여자들의 꾸준한 참여를 독려, 2022년 1천20명의 회복자를 배출한 이후 지난해 1천168명의 회복을 이끌어냈다.

도박중독의 경우 조기 선별을 통한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센터는 관련 상담이 필요한 인원을 선별해 단기 개입을 통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상자 맞춤형 서비스 연계 및 정기적 상담을 통해 단도박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연계해 집단프로그램, 단도박 자조모임 참여 등 집단회복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센터는 마약 근절을 위한 예방활동에도 집중하고 있다.

센터는 교육계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시청각 자료를 통한 인식개선 및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독으로부터 안전한 화성시를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의 질 향상과 중독 문제 선제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내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시민 정신건강 증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화성시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중독 예방을 위해 ‘아웃터넷’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화성시 제공

■ ‘디지털·마약’ 청소년 취약 중독, 집중 케어

화성시가 청소년 중독 예방을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지난해 발간된 대검찰청의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2023년 10대 마약류 사범은 1천477명이다. 2022년 481명과 비교했을 때 3배가량 증가한 수치로 검찰은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보급으로 인한 진입장벽 완화를 주원인으로 꼽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초·중학생 전입 인구수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아동·청소년 인구 유입이 많은 시는 관련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화성시 청소년 중독 예방 프로그램으로는 2016년 화성시 시정베스트, 2019년 경기도 선정 우수프로그램인 ‘아웃터넷’을 꼽을 수 있다.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이 사업은 ‘인터넷에서 나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민강좌, 동영상 제작, 포스터, 인터넷 청정학교 지정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중독 해결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디지털 고위험 사용군을 위한 집단프로그램 워크북과 교구를 전국 최초로 개발하는 등 디지털 중독 고위험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청소년 마약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NO선’ 사업도 병행 중이다. 시는 지난해 청소년 마약류 실태조사를 위해 전국 최초로 관내 중학 1~2학년 2천45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인식과 사용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약물 사용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204명에 달하는 등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는 초기 노출 예방을 위한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 확대 및 캠페인을 벌이는 등 청소년 인식 개선과 마약 예방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청소년 마약 폐해 예방을 위해 화성오산교육지원청, 화성서부경찰서, 화성동탄경찰서, 화성시약사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청소년 중독 문제 해결을 선도하는 도시로 나아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화성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은 아웃터넷 정책을 통해 청소년 디지털 중독 예방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화성시 제공

■ 삶의 끝에서 일어선 김모씨, “어둠 속에도 희망은 있다”

“단주를 통해 얻은 새로운 삶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쓰고 싶습니다.” 화성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난 김모씨의 다짐이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아버지의 술주정으로 지인 집을 전전하는 삶을 살아오며 괴로움과 우울함에 빠진 그는 고교 2학년 시절 이를 잊기 위해 처음 술을 접했고 이내 술에 빠지기 시작했다.

한번에 소주 5병을 마시던 습관은 군 전역 이후에도 이어졌고 역류성식도염을 시작으로 췌장염, 지방간 등이 발병하며 건강마저 잃게 됐다.

건강을 위해 술을 멀리하기도 했지만 우울증이 찾아오며 다시 술을 마셨고 점차 단주에 대한 희망도 잃어가던 중 그는 화성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상담 이후 100일간 단주에 성공하며 단주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한순간 실수로 다시 술을 찾게 된 그였지만 센터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그는 다시 단주에 도전했다. 수채화 그리기 등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자신감을 찾은 그는 이후 나들이 프로그램에도 참여,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우울증을 극복했다.

또 그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웃과 운동을 하는 등 외부활동을 넓혀 갔고 얼마 전부터는 매주 2회씩 지역 복지관을 찾아 반찬배달과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청년기에 하고 싶었던 일을 차근차근 해나가면서 건강도 관리하고 노후 대비도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며 “희망의 끈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주위 도움으로 이겨낸 저처럼 단주를 희망하는 분들이 센터를 통해 포기하지 않고 성공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수철 기자 scp@kyeonggi.com
김도균 기자 dok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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