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비싸다' 최민식에…카이스트 교수 "무지한 소리"
[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배우 최민식이 영화관 티켓 가격이 비싸다고 공개 비판하자 카이스트 교수가 "최민식은 출연료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냐"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민식의 '영화관 티켓 가격'에 관한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교수는 "영화관 사업은 민간 기업이 하는 것으로, 권력 집단도 아닌데 '가격 인하하라'는 이야기가 용기가 필요한 소리인가"라며 "영화 관람료가 너무 올랐으니 최저임금 인하하라고 했으면 소신 발언이라고 인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가격을 내려서 관객이 더 많이 오고 이익이 늘어난다면 기업들은 내리지 말래도 내린다"며 "시장 가격을 소비자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세상에 사업은 없고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배우라는 직업도 없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영화관들이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는데, 최민식은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출연료 기부라도 했었나"며 "영화관 사업은 땅 파서 하나, 아니면 자선사업으로 알고 있나"고 되물었다.
이어 "영화관은 티켓으로 돈 버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싼 티켓으로 관객을 유인해서 팝콘과 음료수 팔아서 돈 버는 사업"이라고 했다. 영화 티켓은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출금리가 올라 임대료가 오르고 최저 임금이 올라 하다 못해 극장 청소 인력의 인건비도 올랐다. 영화 판권도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당신들이 혜택받는 영화진흥기금이라는 준조세(세금은 아니지만 세금처럼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까지 다 포함해서 당신은 1만5000원 이하로 사업할 수 있으면 주주가 있는 다른 기업의 극장에 요구하지 말고 당신이 극장 하나 세워서 싸게 사업하라"고 최민식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최민식의 발언에 대해 "그냥 무지한 소리"라며 "세상에 가장 값싼 소리는 남의 돈으로 인심 쓰겠다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민식은 지난 17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최근 영화관에서 OTT(Over The Top)로 플랫폼이 전환되는 것에 대한 생각과 함께 영화관 티켓 가격 인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민식은 '배우로서 새로운 플랫폼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냐'는 질문에 "세상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탓해 봤자 어떻게 하겠나.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짧은 콘텐츠에 (대중이) 중독되어 가는 건 분명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극장 값도 많이 올랐다. 좀 내리시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그렇게 확 (티켓 가격을)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티켓값인) 1만5000원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면 앉아서 여러 개를 볼 수 있다"며 "(영화관에서) 데이트하고 끝나고 술이라도 한잔 하려고 하면 벌써 10만원이 훌쩍 날아간다. (배우들끼리도) 이런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최민식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들이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것은 공감하면서도 "팝콘, 커피, 영화 끝나고 식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돈이 많이 든다. 그러니 OTT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장이 관객을 모으기 위해서는"(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어야 한다"며 결국 콘텐츠가 양질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보편화되면서 최근 영화관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극장은 문을 닫는 상황이다
극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비싼 가격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들은 이 기간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티켓 가격을 2배 정도로 인상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넷플릭스 등 OTT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관객 수는 줄어들고 있다. 최민식이 출연한 '파묘'나 마동석의 ‘범죄도시4’ 등은 1000만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여름철 특수도 사실상 사라져 문을 닫는 영화관도 속출하고 있다. 한때 충무로를 대표했던 극장인 '대한극장'도 66년간의 영업을 끝내고 폐업하기로 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국내 OTT 사용자 수는 3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영화관을 가지 않아도 가정에서 저렴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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