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가 막…요로코롬 좋은 시상도 있는갑소” 팔십 넘어 만난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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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문내면에 사는 한순자(84)씨의 시 '요로코롬 좋은 시상도 있는갑소'의 첫대목이다.
해남군 교육재단 쪽은 "어르신들이 한글을 어느 정도 익히시면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고 확인하는 방법과 사진 찍어서 전송하는 요령 등을 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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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오메 우리 갱아지 결혼 사진이네/우리 금미 이삐다 이뻐/♡♡/하트도 보내본다”
전남 해남 문내면에 사는 한순자(84)씨의 시 ‘요로코롬 좋은 시상도 있는갑소’의 첫대목이다. 한글을 깨친 그는 휴대전화로 문자와 사진을 보내고 확인하는 기쁨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문자가 와도 온 줄도 몰랐었는데/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인자는 다 됐다 다 됐다 했는디/80이 넘어 만난 시상/어짜쓰까 글자가 막 하늘로 올라가/하하하하/…/요로코롬 좋은 시상도 있는갑소” 한씨는 교육부가 주최한 2024년 전국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에 내 최고상인 사회부총리상을 받았다.
평생 농사일을 했던 한씨는 2021년부터 해남군 교육재단에서 운영하는 꿈보배학교에서 문해학교에 다녔다. 해남 꿈보배학교는 해남군교육재단에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육으로 14개 읍면에서 기초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 한글교실은 3월부터 12월까지 일주일에 2회씩 총 70회에 걸쳐 진행된다. 해남군 교육재단 쪽은 “어르신들이 한글을 어느 정도 익히시면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고 확인하는 방법과 사진 찍어서 전송하는 요령 등을 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화전은 ‘문해, 온 세상이 다가온다’는 주제로 전국에서 1만 8937명이 참여했다. 10명의 사회부총리상 수상자 중 전남에서 2명이 선정됐다. 전국 최다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박화자(73·보성)씨는 ‘도적놈’이라는 시로 사회부총리상을 받았다. “내 머리 속에는/도적놈이 있다/애쓰고 배와서 쟁여 놓으면/흔적도 없이 가져가고 없다/사람 환장할 노릇이다.” 박씨의 시는 “한글을 배우며 겪는 어려움을 ‘도적놈’으로 비유해 전라도 사투리로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전라남도는 전국 시화전 수상자 이외에도 도지사상 10명 등 총 143명에게 상장을 줘 격려할 예정이다. 10월 25~26일 전남 나주 빛가람호수공에서 열리는 ‘제4회 전라남도 평생학습 박람회’에서 전국 수상작 등 150여 작품을 특별 전시할 예정이다. 최혜은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팀장은 “전남도 22곳 시·군 문해학교에 어르신 3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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