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기종으로 확대된 '갤럭시 AI'…삼성 새 활로 될까

윤현성 기자 2024. 8. 2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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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폰 이어 갤럭시 A시리즈에도 '서클 투 서치' 지원 확대
기기 성능 상향평준화되며 신흥 시장서 중저가폰 경쟁 격화
카메라·배터리 등으로 차별화 어려워…중저가 AI폰 선점 기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성전자의 첫 AI 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공개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 갤럭시 S24가 전시돼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갤럭시 S24 울트라', '갤럭시 S24+(플러스)', '갤럭시 S24' 총 3개 모델로 출시됐다. 사전 판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공식 출시는 1월31일이다. 2024.01.1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가 자사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에도 '갤럭시 AI(인공지능)'를 첫 탑재했다. 모든 AI 기능이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비(非) 플래그십폰에도 AI를 접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중저가 보급형폰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신흥 시장 등에서는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플래그십폰에만 적용됐던 갤럭시 AI가 중저가폰 시장에서도 삼성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갤럭시 A35 5G, 갤럭시 A34 5G, 갤럭시 퀀텀4 등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에 갤럭시 AI의 주요 기능인 '서클 투 서치' 지원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올해 1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에 첫 도입된 갤럭시 AI는 대부분 고가 플래그십폰 위주로 적용됐다. 최신작인 갤럭시 S24 시리즈와 갤럭시 Z 플립·폴드6는 AI가 기본 탑재된 채 출시됐고, 직전 모델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 플립·폴드5, 갤럭시 S23 FE까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가 확대 지원됐다.

모든 AI 기능이 추가된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중저가폰에도 갤럭시 AI 확대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시리즈에 추가된 서클 투 서치 기능은 삼성전자와 구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작됐다. 어느 화면에서나 간단히 동그라미를 그리면 AI가 그에 대한 검색 결과를 제공해준다. 예컨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보다가 등장인물이 입은 옷이 궁금하면 그 위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 만으로 옷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식이다.

갤럭시 A 시리즈에서 '서클 투 서치'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A시리즈에도 갤럭시 AI 기능을 확대한 것은 중저가폰 시장에서 경쟁업체의 위협이 커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저가폰 수요가 큰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점유율은 32%로 집계됐다. 1위 자리는 지켰으나 전년 동기의 37%에서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샤오미, 아너 등의 점유율이 상승했다.

또다른 중저가폰 중심 시장인 인도에서는 올 2분기 점유율 1위 자리를 뺏겼다. 지난해 2분기에는 삼성전자가 18.4%를 차지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8.1%로 하락했다. 비보와 샤오미가 각각 17.4%, 15%에서 18.8%, 18.9%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를 제쳤다. 오포와 리얼미도 1% 미만의 점유율 상승을 보이며 주요 브랜드 중에서는 삼성전자만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떨어졌다.

그간 삼성전자는 전면적인 가격 출혈 경쟁보다는 기존의 브랜드 자산, 서비스 네트워크 등으로 맞서왔으나, 경쟁업체 제품의 성능도 점차 상향평준화되면서 점유율이 소폭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중저가폰은 가격 대비 뛰어난 디스플레이·카메라·배터리 성능 등을 내세웠는데, 최근에는 중국업체의 제품이 되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AI가 중저가폰 시장에서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AI 폰 시대가 막을 열면서 애플·구글 등도 애플 인텔리전스와 제미나이 나노 등 모바일 AI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경쟁사 또한 AI 기능은 아직 플래그십폰에 한정돼있다. AI 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이 중저가 AI 폰으로의 외연 확장도 보다 발 빠르게 나설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AI의 모든 기능을 곧바로 중저가폰으로 이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아직까지는 AI 폰 초기인 만큼 플래그십폰과 중저가폰 간의 차별화를 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서클 투 서치 외에 실시간 통화 통역, 노트 어시스트, 채팅 어시스트 등의 AI 기능은 갤럭시 A5X와 같이 비교적 고가의 보급형폰부터 순차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갤럭시 기기 2억대에 갤럭시 AI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폰 외에도 '갤럭시 탭 S9' 시리즈를 비롯한 태블릿 제품과 무선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등에도 AI를 이식하고 있다. 중저가 제품에도 AI를 확장해나가면서 이같은 목표에 보다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더 많은 고객들이 모바일 AI 혁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더 많은 갤럭시 사용자들이 혁신적인 AI 검색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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