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김윤석, 17년만 드라마 복귀…서늘한 서스펜스 선사 [스한:현장] (종합)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무더운 여름, 서늘한 서스펜스 드라마가 찾아온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 모완일 감독이 참석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부부의 세계'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수상한 모완일 감독이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와 손잡고, 평범한 인물에게 일어나는 사건의 소용돌이와 그 파동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이날 모완일 감독은 "손호영 신인 작가가 썼다. 특이한 이야기여서 드라마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미련이 남아 계속 돌아봤다"며 "이것을 잘 만들면 시청자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고 드라마 연출한 계기를 전했다.
작품 속 전영하 역을 맡은 김윤석은 지난 2007년 MBC '있을 때 잘해' 이후 17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다. 그는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이다"라며 "거부할 필요도 없고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넷플릭스를 통해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디테일하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계상은 극 중 펜션에서 일하는 구상준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가 주는 힘이 셌다. 감독님이 미팅에서 해주신 말이 좋았다. 착하게 생겼다고 말해줘서 그 말이 결심하게 된 동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고민시는 작품 속 유성아 역을 맡았다. 그는 "두 번의 미팅 후에 선택 받았다. 대본을 볼 때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서늘해지고 몸이 차가워졌던 기억이 난다"며 "집중할 수밖에 없는 흐름과 캐릭터 간 관계성이 있었다. 무엇보다 좋은 선배들과 감독님 연출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라고 출연 소감에 대해 전했다.
경찰 윤보민 역을 맡은 이정은은 "'작품을 끝내고 어떤 역을 하고 싶냐'고 질문 받으면 '어떤 역도 안 가린다. 좋은 작품 하고 싶다'고 했는데 사실 오래 전부터 순경 역을 하고 싶었다. 중년이 된 순경이 파출소이 있으면 어떨까 그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제안해주셨다. 대본이 좋아서 분량과 상관없이 하고 싶다 했는데 계속 나오는 역할이더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자신이 연기한 전영하 캐릭터에 대해 "퇴직한 사람이고 끝을 향해 가는 사람이다. 아내가 아파서 조용히 숲속에서 생을 정리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준다. 그는 은행 빚까지 지면서 펜션을 운영하다가 불청객을 맞이한다"고 설명했다.
윤계상이 맡은 구상준은 극 중 선한 인물로서 가정을 중요시 한다. 이와 관련해 윤계상은 "누군가가 던진 돌에 맞아 조금씩 무너져내려가는 개구리 같은 역할이다. 큰 계기로 시작되지만 순차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 감독님과 항상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면서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갑자기 펜션을 찾아온 여인 유성아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궁금증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고민시는 "가장 중점을 두고 싶었던 건 이 인물이 어떤 대사를 내뱉거나 보이는 행동 뿐 아니라 '단순한 캐릭터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성아가 변해가는 중 '깊은 내면속에 있는 것은 과연 뭘까', '유성아에게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뭘까', '그게 그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지 않을까'를 계속 생각하면서 나만의 유성아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은은 자진이 맡은 윤보민에 대해 "초보 경찰일 때는 살인자를 잡고자 하는 본능을 깨닫지 못하다가 강력계로 발탁됐다. 딸을 키우게 되는 나이가 되며 다시 파출소 소장으로 돌아오는데 본능이 자꾸 어느 장소로 움직이게 하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슨 사건이든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하는 살인자의 행태 등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찾아내는 인물이라 '술래'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전했다.
모완일 감독은 "많은 걱정이 있었다"며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는 "네 분과 함께 하기로 했을 때 어느 날 '나와 민시만 잘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세 분은 오랜 기간 다양한 작업을 해오셨고 상대적으로 고민시 배우는 신인임과 동시에 나도 이런 장르를 잘 이끌 능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우리 둘만 잘 하면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기에 부끄럽지 않겠다' 했다. 그런데 촬영을 시작하고 고민시가 장난 아니더라. 그때 '나만 잘 하면 되는데' 하면서 고통스러웠다"며 "네 분을 보면서 느낀 것이 정말 최선을 다하신다. 매 장면마다 너무 긴장하시고 그 신이 끝날 때까지 너무 진심이다. 끝나고 나면 행복해하시고. 그런 모습 보며 많이 배웠다"라고 배우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고민시는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김윤석, 이정은, 윤계상에 대해 소감을 전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선배님들과 연기하며 나눴던 호흡과 시간이 너무 좋았다. 내가 존경했던 선배님들과 가까이에서 교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배움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자극이 되기도 한다"며 "그런 순간들을 더 깊게 느끼면서 연기하려 했다.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길게 하지 않아도 선배님들이 주시는 에너지들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하루하루 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김윤석은 "남남케미를 하다가 고민시를 만났는데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 계속 날 괴롭혔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앞으로의 필모가 더 궁금한 배우다. 저 작은 몸속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정은은 "고민시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가끔 꿈도 꾼다. 윤석 선배님과 '미성년' 때 뵙고 지금 만났는데 모든 장면이 다 좋았다"며 "윤계상과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끝으로 모완일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작품은 아니다. 불친절한 작품일 수 있다. 이런 부탁을 시청자분들에게 하면 혼날 것 같지만 사운드를 키우고 인물들의 얼굴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오는 2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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