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 살기어린 변신"…'숲속에서~', 폭염 잡을 스릴러

김다은 2024. 8. 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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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다은기자] "처음엔 대본 속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 온몸에 한기가 돌았습니다." (이하 고민시)

무더위를 날릴 서늘한 서스펜스가 온다. '부부의 세계'의 모완일 PD가 신인작가 손호영의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유니크한 매력의 장르물을 예고했다.

특히, 고민시의 살기 어린 변신이 기대거리다. 이정은은 "(고민시가) 꿈에 나온 적도 있다"고 했다. 김윤석도 "작은 몸속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더라"고 칭찬했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연출 모완일) 측이 21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 "불청객이 찾아온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모완일 PD가 연출했다. 그는 '부부의 세계'로 인간의 가장 깊은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그렸다. 이번에는 스릴러다. 공모전 당선작이자, 신인 작가 손호영의 작품을 맡았다.

첫 만남부터 의미심장했다. 모 PD는 "처음에 대본 접했을 때부터 너무 특이한 이야기라 드라마로 나오기 쉽지 않겠다고 여겼다"면서도 "미련이 남더라"고 말했다.

"매력적으로 잘 만들고 싶었습니다. 소중한 공간에 원치 않는 불청객이 찾아오는데요.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를 대면하는 드라마가 궁금했죠."

제목에도 메시지를 숨겨뒀다. "아름답고 조용한 숲속을 걸어가면 기분이 좋지 않나. 그 순간에 원치 않는 인물이 나타나면 평화의 공간은 공포로 바뀐다. 이중성을 담았다"고 짚었다.

영제는 '더 프로그'(The Frog). 김윤석은 "돌을 던진 사람과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가 균형 있게 그려진다. 당한 사람들이 어디까지 가는 지를 비추며 우리와 사회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 "김윤석, 17년 만의 드라마"

충무로 대표 배우 김윤석의 17년 만에 시리즈 복귀작이다. 김윤석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처음 인사드린다. 언어가 다른 이들에게도 우리의 디테일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윤석은 모완일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로 선택했다. 두 사람은 2005년, 출연 배우와 조연출로 KBS 미니시리즈 '부활'을 함께 했다. 김윤석은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극 중 영하로 분한다. 아내의 소원으로 서울을 떠나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펜션을 숲속에서 홀로 운영한다. 어느 여름날, 손님 성아(고민시 분)의 등장으로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만의 차별점을 요약했다. 김윤석은 "주로 장르적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는 쉽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조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보통의 어른이 상식 안에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려 하는지,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얻어야 했죠. 공중도덕을 어긴 적도 없는 사람이 당하고 대처하는 모습에 집중했습니다."

고민시는 "선배와 나눴던 호흡이 너무 좋았다. 엄청난 자극을 받았고 깊게 느끼려고 했다"며 "현장에서 주시는 에너지에서 많이 배웠다. 하루하루 시간이 멈추면 좋겠더라"고 덧붙였다.

◆ "고민시의 새 얼굴"

고민시는 성아로 새 얼굴을 드러낸다. 영하의 펜션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불청객으로,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고민시 또한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행동을 할지 기대됐다"고 했다.

고민시는 2번의 오디션 같은 미팅 후 선택받았다. 그는 남달랐던 대본 첫인상을 떠올렸다.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 서늘해질 정도의 극 흐름과 캐릭터간 관계성이었다"고 요약했다.

역대급 고난도 연기였다. 그는 "촬영하면서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최고난도로 느껴졌다. 스스로 계속 의심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다"고 토로했다.

누구보다 제대로 표현해내고 싶었다. "성아는 삶의 균형을 깨려고 한다. 단순한 캐릭터로 보여지지 않았으면 했다"며 "깊은 내면에 있는 건 뭘까 상상하며 저만의 성아를 만들고 싶었다"고 더했다.

선배 배우들도 감탄한 몰입력이었다. 이정은은 "성아를 마주하는 신이 가끔 꿈에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윤석은 "극 중 고민시가 계속 저를 괴롭힌다.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며 농담을 건넸다.

고민시는 지금, 기대감에 가득 차 있다. "늘 작품이 새롭게 공개될 때마다 두려움보다는 (반응이) 궁금하다. 촬영하는 동안 후회 없이 임했다. 몸은 고생했지만 행복했다"며 웃었다.

◆ "연기 퍼레이드"

윤계상과 이정은은 긴장감을 더한다. 윤계상은 상준을 연기한다. 성실한 모텔 주인으로, 한 손님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다. 이정은은 파출소장 보민으로 변신한다.

윤계상은 "윤석 선배님과 비슷한 역할이다. 그 부담 때문에 온 힘을 다했다"며 "선배님은 존재로 연기하시더라. 섬세함의 끝을 봤다.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었으면 했다"고 외쳤다.

모 PD는 '부부의 세계'와 같은 느낌이 든 현장이었다고 칭했다. "배우들이 제가 생각하는 클리셰를 뛰어넘어 해석과 표현을 하셨다. 전작과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유사한 경험이었다"고 답했다.

고민시의 새로운 얼굴에 당혹감마저 들었다. "처음엔 저와 민시만 잘하면 되겠다 싶었다. 저희가 상대적으로 이 장르에 신인이라, 능수능란하게 할 능력은 안 되겠더라"고 여겼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모 PD는 "촬영이 시작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고민시의) 연기가 장난이 아니었다"며 "배우들이 매 장면 최선을 다하더라"고 예고했다.

모 PD는 배우들의 연기를 오롯이 담아내는 데 최선을 다했다. "인물들의 변화와 엄청난 감정의 흐름을 담는 데 엄청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 "숲속은, 우리의 삶이다"

장르적 쾌감과 배우들의 연기 외, 작품이 품고 있는 핵심은 무엇일까. 모 PD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마지막 회를 보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힘줬다.

숲속은, 곧 우리의 삶을 의미한다는 것. "숲이 가상의 공간이 아니라, 망가져서 무너져 내렸을 때 정말 모두가 가슴 아픈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되는 만큼,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매회 에피소드를 궁금하게 해야 한다. 특히 서사의 소모력과 흡인력, 수수께끼를 푸는 방식이 주요하다.

모 PD는 "아주 친절한 툴은 아니지만, 시청자분들이 조금 더 조용하고 사운드 키운 환경에서 인물들의 얼굴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보시면 감정적 보상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부부의 세계'보다 진심으로 더 잘 됐으면 좋겠다"며 "시청자분들이 어느 날 이 작품을 밤을 새우고 보고 나서 새벽에 자기 삶을 사랑하게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오는 23일 공개된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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