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지지’ 미셸 오바마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20일(현지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카고/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아내이자 민주당 내 영향력이 막강한 미셸 오바마 여사가 20일(현지시각) “미국의 희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미셸 오바마는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 연설 주자로 나서 “너무 오랫동안 깊이 묻혀 있던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며 “희망이 전염되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대와 에너지, 다시 한번 더 밝은 날의 정점에 서 있는 짜릿함(을 느낀다)”며 “우리를 집어삼킨 공포와 분열, 증오의 악을 물리치고 위대한 나라의 지켜지지 않은 약속을 추구할 기회”라고 외쳤다. 그는 “미국의 희망이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미셸 오바마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이미 준비가 됐다”고 했다. 또 “대통령직을 노릴 수 있는 가장 자격을 갖춘 사람 중 한 명”이라며 “그녀의 이야기는 당신의 이야기이며, 나의 이야기이다. 더 나은 삶을 구축하려는 대다수 미국인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셸 오바마는 그러면서 “해리스만이 보이지 않는 노동과 흔들리지 않는 헌신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것을 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추악하고 여성 혐오적이며 인종 차별적인 거짓말을 사람들의 삶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진정한 아이디어와 해결책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그의 오래된 수법”이라고 직격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이민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온 것들을 지적하며 “누가 말해주겠나, 현재 찾고 있는 일자리가 흑인 일자리 (Black jobs)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이라고 말해 당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지난 6월 이민자들이 “흑인 일자리와 히스패닉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한 메시지였다.

그는 “뭐라도 하자”, “(대선까지 남은) 77일 안에, 우리는 두려움, 분열, 과거의 옹졸함으로부터 나라를 돌려놓을 힘을 갖게 된다”며 “이 나라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그동안 도달하지 않았던, 더 높은 곳으로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셸 오바마의 연설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는 연설을 할 때 나왔던 “그들이 저급하게 나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를 연상시켰다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