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가고, 가습기 안에 사람이 갇혔어요…23일까지 축축한 밤

정봉비 기자 2024. 8.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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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종다리'가 예상보다 일찍 약화한 가운데, 충청권을 중심으로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태안 122.5㎜, 서산 136㎜, 당진 111.5㎜ 등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와 맞닿아 있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22일엔 종다리로 인해 남아있는 비구름대에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한반도 서쪽으로 접근해오는 저기압이 가세해 한반도 북서쪽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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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종다리’가 예상보다 일찍 약화한 가운데, 충청권을 중심으로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종다리 이후에도 한반도 서쪽에선 저기압이, 남쪽에선 고기압이 다가와 덥고 습한 ‘습식 사우나’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1일 오전 10시 기준 태풍 종다리가 더 이상 발달하지 못하고 일반 저기압 형태로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종다리는 20일 밤 9시 흑산도 남남동쪽 약 3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이후 21일 오전 일반 저기압 형태로 한층 더 약화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구름대를 형성하고 있다.

종다리는 예상보다 세력이 더 일찍 약화했으나 애초 중심 최대풍속이 태풍의 기준(17m/s 이상)을 갓 넘는 수준의 약한 태풍이었다. 그래서 일반 저기압 형태로 중부지방을 통과하더라도 강한 비구름대를 수반해 호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부는 상황은 변함이 없을 예정이다.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이 북상하며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태안 122.5㎜, 서산 136㎜, 당진 111.5㎜ 등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와 맞닿아 있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구례(피아골) 90.5㎜, 산청 82.2㎜, 고성 74.5㎜, 창원 73.5㎜, 광양(백운산) 67.5㎜, 통영(매물도) 63.5㎜, 남원(뱀사골) 62㎜ 등 남부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아침 경기 김포 대곶면에서는 1시간 동안 72.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수도권에도 집중 호우가 발생했다.

22일엔 종다리로 인해 남아있는 비구름대에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한반도 서쪽으로 접근해오는 저기압이 가세해 한반도 북서쪽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 22∼23일 새벽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강원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 충북 20∼60㎜, 전라권, 경상권 5∼40㎜, 제주도 10∼40㎜ 등이다.

비가 그친 뒤엔 고기압의 영향으로 다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22일이나 23일까지 구름이 뒤덮인 상태이기 때문에 일사량은 줄어들어 낮 기온은 전처럼 오르지 않겠지만, 밤사이 수증기 유입은 계속되기 때문에 밤의 기온은 잘 안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규슈 부근에 중심을 두고 확장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태풍 ‘종다리\'가 예상보다 일찍 약화한 21일 오전 출입이 금지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 해양전망대 입구. 연합뉴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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